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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어제(30일)부터 자신의 SNS에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명단을 올리고 있다.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어제(30일)부터 자신의 SNS에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명단을 올리고 있다.
언론보도를 통해 직접 탄핵 반대 의견을 밝혔거나 반대 견해로 이해할 수 있는 의원들의 명단을 분류한 것이다. 탄핵에 찬성하거나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의원들의 명단도 함께 게시했다.
표 의원이 올린 SNS 글에 따르면 지금까지 탄핵에 반대한 의원은 서청원, 최경환, 김진태, 정우택, 민경욱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 16명이다.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의원들은 110명, 찬성 입장은 174명이라고 주장했다.
표 의원은 "야당의원 중에도 탄핵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주는 분이 있지만 일단 야 3당이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하기로 한 만큼 전원 찬성자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탄핵반대 입장이 확인되면 재분류해 공개할 생각이다.
표 의원은 "탄핵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고 여론 눈치를 보며 다음 선거 생각하는 의원들은 이기주의자"라며 "역사와 국가, 국민 앞에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 반대 명단이 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일부 의원들은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대 명단에 오른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은 배포한 서면에서 "테러수준의 만행"이라며 "명확한 근거와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민 의원은 30일 원내 현안관련 서면 브리핑을 통해 "탄핵정국을 둘러싸고 정치적 노림수만 고려해 동료의원을 매도하려는 질 나쁜 공세다. 정파를 떠나 이렇게 예의도 품위도 없는 국회의원의 행태는 유사 이래 없었다"고 분개했다.
이어 "야3당 대표들이 합의한 여당의 탄핵 동참을 겨냥해 여당을 편 가르기 하려는 테러수준의 만행이다. 근거도 없이 주관적 잣대로 만들어진 명단 발표는 여당 분열책동"이라며 "지금 여당은 어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에 따라 그 퇴진을 어떻게 진행시켜야 할지 지혜를 모으고 있는 중이고 여당은 야당에 대해서도 대통령 퇴진의 구체적인 방법을 놓고 협의를 제안해 놓은 상태인데 이런 상황에서 나온 표 의원의 만행은 그 목적을 알 수 없는 경박한 헛발질"이라고 공격했다.
또 "표창원 의원이 동료의원들에 대한 심판관이라도 되는가"라며 "공개적으로 여당 의원에 대한 인신공격과 명예훼손을 벌이는 표창원 의원의 무지막지한 태도에 분노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표 의원은 자신의 주장에 대해 명확한 근거와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국회윤리위 제소를 포함한 고발 등 모든 법적 조치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누리당은 명단 게시와 관련해 당 차원의 대응 방침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소추 발의는 무기명으로 표결하는데, 표 의원이 명단 공개를 통해 원칙을 깨려 한다는 것이다.
국회법 130조에 따르면 탄핵소추 발의시 피소추자의 성명·직위·탄핵소추 사유 등을 제시해야 하지만, 본회의에서 표결할 때는 무기명투표를 하게 돼 있다.
이 때문에 표 의원이 국회의 탄핵 투표를 앞둔 상황에서 야권의 이탈표를 방지하고 여권의 참여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명단을 게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표창원 의원은 "새누리당 민경욱 대변인이 절 윤리위 제소하고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답니다...부끄럽긴 한가 보군요"라며 앞으로도 탄핵 반대자 게시 계획을 바꿀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표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현재 탄핵 찬성 의원 수는 탄핵 의결 정족수인 200명에서 26명이 부족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