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유럽인 1200명 빨리 죽는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3.07 14:24

▲독일에서 판매된 260만대의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자동차들이 내뿜는 과도한 배출가스로 유럽인 1200명이 10여 년 정도 빨리 사망할 것이라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과학자들이 추산했다.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독일에서 판매된 260만대의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자동차들이 내뿜는 과도한 배출가스로 유럽인 1200명이 10여 년 정도 빨리 사망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폭스바겐이 지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인증시험 때만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조작한 디젤 자동차 1100만대를 전 세계에 판매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반대로 폭스바겐 자동차들은 평소에는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인체에 유해한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유럽 규제 당국이 허용하는 기준치에 비해 4배나 많았다.

기욤 쇼시에르 MIT 연구조교 등 연구진은 폭스바겐의 자동차 판매량, 운전 행태, 도로 상 폭스바겐 자동차의 배출가스 측정치 등의 자료를 근거로 독일 내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의 양을 계산했다.

연구진은 또 모의실험을 통해 배출된 질소산화물이 어떻게 먼 거리를 이동하는지를 규명했으며 유럽 전역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질소산화물을 추가로 흡입하는지를 조사해 사망률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추산했다.

이들은 연구 결과, 독일에서만 500명이 조기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프랑스, 폴란드, 체코 등 독일 이웃 나라에서도 700명이 기대 수명보다 일찍 죽을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MIT 과학자들은 또 폭스바겐이 올 연말까지 유럽의 배출가스 허용치 기준에 맞게 자동차를 고치거나 리콜한다면 추가로 2600명의 조기 사망자를 막고 41억 유로(한화 4조9860억5100만 원)의 보건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쇼시에르는 "디젤차는 휘발유 차량에 비해 고온에서 연료를 연소하기 때문에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많다"면서 "따라서 제조업자들은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제대로 작동시켜 질소산화물이 가능한 한 적게 배출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 대변인은 "독일과 프랑스, 영국 정부의 조사 결과 폭스바겐 자동차들의 배출가스가 경쟁 자동차 업체들의 배출가스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앞으로 MIT 연구진들은 유럽의 디젤차를 중심으로 자동차의 배출가스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스티븐 바렛 MIT 항공공학 교수는 "폭스바겐이 배출가스를 초과로 방출하는 유일한 회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속임수 장치가 있는 지까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기준치보다 훨씬 많은 배출가스를 방출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향후 연구를 모든 디젤차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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