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진우 전 에경원 원장 "환경안전 고려, 석탄발전-원전 축소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안희민 기자] 김진우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현 연세대 특임교수)은 자신이 친원전 성향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환경단체는 최근 그를 ‘친원전 인사’로 낙인 찍고, 그를 고문으로 영입한 모 대선후보를 싸잡아 비판하고 나섰다. 그 바람에 평생 에너지경제학자로 살아온 김진우 교수가 전국적 이슈 속 인물로 부각됐다. 헌데 그는 자신을 친원전, 반원전에 가두지를 거부했다. 실사구시를 추구했다. 달라진 현실에 걸맞은 수요관리 극대화가 그의 화두였다. 그는 2060년 대한민국이 원전 제로(0) 상황을 맞아 탈원전 국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 한국의 전력수급 지형도를 그를 통해 24일 들어봤다.
-환경 관련 시민단체가 최근 김 전 원장을 친원전 인사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일각에서 나를 친원전의 대표적인 경제학자라고 말하는데, 2009년 아주 오래 전 모습이다. 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과 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동시에 수립된 2008년에 전력의 연평균 증가율이 높았다. 1990년대는 연평균 전력증가율이 9.2%이고, 2000년 이후 2007년까지 연평균 5.2%다. 그래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필요해 다소 불안해도 일정 수준의 원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당시 입장이다. 지금 내가 고민하는 대목은 변화된 여건에 적합한 전력수급구조다. 사전적 또는 이념적 의미의 친원전에는 관심 없다."
-시대 변화에 걸맞은 전력수급구조는 그럼 무엇이라 보나.
"최근 3년간 전력수요 증가율이 1%대이고, 향후 정체되거나 줄어들 전망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분산전원 기술이 발달했고 국민 관심사도 환경과 안전으로 옮겨갔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전력수급구조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 특히 지금은 탈원전을 이행하며 원전 제로(0)화를 실현해 가는 시작 단계다. 또한 앞으로 20기를 짓겠다는 석탄발전을 전면 재검토해 미세먼지가 주는 고통에서 국민을 벗어나게 해야 한다."
-정부가 7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설정한 석탄발전과 원전 목표치가 상당 부분 수정돼야 하나.
"향후 건설 계획인 석탄발전 20기 중 계통에 병입된 5기와 이를 포함한 11기(9.7GW)는 변경할 수 없다. 나머지 미착공된 9기 석탄발전과 공정율 10% 미만이 8.4GW의 석탄발전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2030년까지 수명 만료되는 석탄발전이 4GW인데 LNG복합발전으로 대체하면 된다. 현재 25기가 가동 중인 원전의 경우 현재 5기가 건설 중이고 8.6GW 규모의 6기가 계획 중이다. 계획 중인 원전의 신규건설을 중단하고 2030년 수명 만료되는 발전기 11기 9.1GW의 수명연장을 중단하면 2029년에 당초 계획 대비 절반인 18기(21GW)만 운용하고 2060년 원전 제로를 실현할 수 있다."
-석탄발전과 원전의 빈자리가 2029년 계획 대비 30GW 생기는데 어떻게 채워 넣나.
"2029년 생기는 석탄발전과 원전의 빈자리 30GW를 메우기 위해 수요관리와 효율향상 정책을 최우선 시행하면 된다. 이를 통해 최대한 전력수요를 억제해 2020년 전력수요가 꼭지점을 찍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신재생에너지를 아주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현 정부는 2030년 신재생 발전비중 목표가 15.8%이고, 산업부 장관이 이를 5년 앞당겨 실현한다고 말했는데 나는 2030년 신재생발전 비중이 20% 이상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7차 전력수급계획에 의하면 2029년 신재생발전 용량이 33GW인데 나는 10GW 늘려 43GW로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전력이 부족하면 LNG복합발전을 가동하면 된다. 현재 LNG복합발전 용량이 32GW다. 현재 가동률이 40% 미만인데 두배로 올리고 또 모자르면 LNG복합발전소 수를 늘리면 전력의 안정적인 수급에 별 문제가 없다."
-전기요금이 오를 것인데, 그에 대한 대책은 있나.
"깨끗한 환경을 위해선 어느 정도 환경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환경비용 부담 최소화를 위해 연료세제를 개혁해야 한다. 석탄에 세금을 보다 부과하고 LNG 연료세를 인하시켜야 한다. 이는 탄소세와 같이 신규 세제를 도입하자는 말이 아니다. 현재 에너지세제 개편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를 통해 석탄과 LNG발전원가 차이를 축소하면 요금인상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프로슈머, 전력중개사업 등 국회에 계류 중인 전력기본계획 일부개정안을 전체 검토해 일괄 처리할 필요도 있다. 자율적인 에너지시장 상황, 경쟁체제 등을 만들어 에너지신산업에 걸린 제약을 풀 필요가 있다."
-어떤 일이든 국민 수용성이 중요하다. 헌데 전력수급정책은 전통적으로 정부의 몫이다.
"지금과 같이 정부가 단일안을 내고 가부를 묻는 방식은 위험하다. 경제성이 중심인 안, 환경급전이 중심인 안, 중립 안 등 여러 가지를 전력수급계획안을 만들어 전문가, 시민단체, 국회 등에서 광범위하게 토론해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 전력요금 인상, 미세먼지 저감, 에너지 안보 등 내용도 담아 공론에 붙일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하나의 안을 도출하면 다소 시간이 걸리고 복잡하더라도 국민 수용성과 현실성이 높아진다."
- 한국 전력수급구조를 바꾸려는 미래 청사진이 새롭다.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상황은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 세계는 2040년 경 석탄발전과 원전 비중이 각각 29%, 12%로 합 41%다. 한국은 2029년에 각각 38%, 40%로 78%에 이른다. 원전과 석탄발전의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과 수요관리를 최대한 확대하고 모자란 부분은 LNG발전과 에너지세제 개편으로 보완하면 된다. 이런 상황을 보정하기 위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산업부와 환경부의 충돌을 국무조정실에서 조정하는 현재 방식보다 에너지 차관과 환경 차관을 두고 장관이 조정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국민을 덜 헷갈리게 만든다.
▶김진우 전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서울대 농경제학과와 행정대학원을 거쳐 미국 콜로라도대에서 자원·환경경제학, 계량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에너지연구원장과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을 맡았으며 현재 연세대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8차 전력수급계획을 위한 전력정책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진우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 |
[에너지경제신문 안희민 기자] 김진우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현 연세대 특임교수)은 자신이 친원전 성향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환경단체는 최근 그를 ‘친원전 인사’로 낙인 찍고, 그를 고문으로 영입한 모 대선후보를 싸잡아 비판하고 나섰다. 그 바람에 평생 에너지경제학자로 살아온 김진우 교수가 전국적 이슈 속 인물로 부각됐다. 헌데 그는 자신을 친원전, 반원전에 가두지를 거부했다. 실사구시를 추구했다. 달라진 현실에 걸맞은 수요관리 극대화가 그의 화두였다. 그는 2060년 대한민국이 원전 제로(0) 상황을 맞아 탈원전 국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 한국의 전력수급 지형도를 그를 통해 24일 들어봤다.
-환경 관련 시민단체가 최근 김 전 원장을 친원전 인사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일각에서 나를 친원전의 대표적인 경제학자라고 말하는데, 2009년 아주 오래 전 모습이다. 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과 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동시에 수립된 2008년에 전력의 연평균 증가율이 높았다. 1990년대는 연평균 전력증가율이 9.2%이고, 2000년 이후 2007년까지 연평균 5.2%다. 그래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필요해 다소 불안해도 일정 수준의 원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당시 입장이다. 지금 내가 고민하는 대목은 변화된 여건에 적합한 전력수급구조다. 사전적 또는 이념적 의미의 친원전에는 관심 없다."
-시대 변화에 걸맞은 전력수급구조는 그럼 무엇이라 보나.
"최근 3년간 전력수요 증가율이 1%대이고, 향후 정체되거나 줄어들 전망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분산전원 기술이 발달했고 국민 관심사도 환경과 안전으로 옮겨갔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전력수급구조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 특히 지금은 탈원전을 이행하며 원전 제로(0)화를 실현해 가는 시작 단계다. 또한 앞으로 20기를 짓겠다는 석탄발전을 전면 재검토해 미세먼지가 주는 고통에서 국민을 벗어나게 해야 한다."
-정부가 7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설정한 석탄발전과 원전 목표치가 상당 부분 수정돼야 하나.
"향후 건설 계획인 석탄발전 20기 중 계통에 병입된 5기와 이를 포함한 11기(9.7GW)는 변경할 수 없다. 나머지 미착공된 9기 석탄발전과 공정율 10% 미만이 8.4GW의 석탄발전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2030년까지 수명 만료되는 석탄발전이 4GW인데 LNG복합발전으로 대체하면 된다. 현재 25기가 가동 중인 원전의 경우 현재 5기가 건설 중이고 8.6GW 규모의 6기가 계획 중이다. 계획 중인 원전의 신규건설을 중단하고 2030년 수명 만료되는 발전기 11기 9.1GW의 수명연장을 중단하면 2029년에 당초 계획 대비 절반인 18기(21GW)만 운용하고 2060년 원전 제로를 실현할 수 있다."
-석탄발전과 원전의 빈자리가 2029년 계획 대비 30GW 생기는데 어떻게 채워 넣나.
"2029년 생기는 석탄발전과 원전의 빈자리 30GW를 메우기 위해 수요관리와 효율향상 정책을 최우선 시행하면 된다. 이를 통해 최대한 전력수요를 억제해 2020년 전력수요가 꼭지점을 찍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신재생에너지를 아주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현 정부는 2030년 신재생 발전비중 목표가 15.8%이고, 산업부 장관이 이를 5년 앞당겨 실현한다고 말했는데 나는 2030년 신재생발전 비중이 20% 이상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7차 전력수급계획에 의하면 2029년 신재생발전 용량이 33GW인데 나는 10GW 늘려 43GW로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전력이 부족하면 LNG복합발전을 가동하면 된다. 현재 LNG복합발전 용량이 32GW다. 현재 가동률이 40% 미만인데 두배로 올리고 또 모자르면 LNG복합발전소 수를 늘리면 전력의 안정적인 수급에 별 문제가 없다."
-전기요금이 오를 것인데, 그에 대한 대책은 있나.
"깨끗한 환경을 위해선 어느 정도 환경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환경비용 부담 최소화를 위해 연료세제를 개혁해야 한다. 석탄에 세금을 보다 부과하고 LNG 연료세를 인하시켜야 한다. 이는 탄소세와 같이 신규 세제를 도입하자는 말이 아니다. 현재 에너지세제 개편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를 통해 석탄과 LNG발전원가 차이를 축소하면 요금인상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프로슈머, 전력중개사업 등 국회에 계류 중인 전력기본계획 일부개정안을 전체 검토해 일괄 처리할 필요도 있다. 자율적인 에너지시장 상황, 경쟁체제 등을 만들어 에너지신산업에 걸린 제약을 풀 필요가 있다."
-어떤 일이든 국민 수용성이 중요하다. 헌데 전력수급정책은 전통적으로 정부의 몫이다.
"지금과 같이 정부가 단일안을 내고 가부를 묻는 방식은 위험하다. 경제성이 중심인 안, 환경급전이 중심인 안, 중립 안 등 여러 가지를 전력수급계획안을 만들어 전문가, 시민단체, 국회 등에서 광범위하게 토론해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 전력요금 인상, 미세먼지 저감, 에너지 안보 등 내용도 담아 공론에 붙일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하나의 안을 도출하면 다소 시간이 걸리고 복잡하더라도 국민 수용성과 현실성이 높아진다."
- 한국 전력수급구조를 바꾸려는 미래 청사진이 새롭다.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상황은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 세계는 2040년 경 석탄발전과 원전 비중이 각각 29%, 12%로 합 41%다. 한국은 2029년에 각각 38%, 40%로 78%에 이른다. 원전과 석탄발전의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과 수요관리를 최대한 확대하고 모자란 부분은 LNG발전과 에너지세제 개편으로 보완하면 된다. 이런 상황을 보정하기 위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산업부와 환경부의 충돌을 국무조정실에서 조정하는 현재 방식보다 에너지 차관과 환경 차관을 두고 장관이 조정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국민을 덜 헷갈리게 만든다.
▶김진우 전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서울대 농경제학과와 행정대학원을 거쳐 미국 콜로라도대에서 자원·환경경제학, 계량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에너지연구원장과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을 맡았으며 현재 연세대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8차 전력수급계획을 위한 전력정책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