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협력업체 대표 “회계분식 인정하지만 대출사기 아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9.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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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협력업체 대명엔지니어링 대표 황종균 씨가 지난달 14일 구속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들어서는 모습.(사진 =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유민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상대로 허위 거래를 통한 매출액 부풀리기와 대출 사기 혐의로 기소된 황종균(59) 대명엔지니어링 대표가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회계분식 혐의를 인정했지만, 대출 사기를 위한 분식이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제28형사부 심리로 21일 황종균 대명엔지니어링 대표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됐다. 변호인은 검찰이 황 대표를 기소한 공소사실 중 회계분식과 관련, KAI에 기술 업무를 맡기 위해 허위매입을 했다고 인정했다. 회계분식은 KAI와 거래를 위한 의도였을 뿐 대출 사기와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다.

황 대표는 거래처 10여 곳과 가공거래를 통해 매출액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총 661억원 상당의 허위 매출을 회사 재무제표에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허위 매출을 기반으로 높은 신용등급을 받아 은행으로부터 342억원의 대출을 받아낸 정황이 포착돼 외부감사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상 사기 혐의로 지난달 기소됐다.

변호인은 회계분식 혐의에 대해 "2011~2015년 당시 KAI와 조립 업무 수준의 단순 거래를 하다가 갑자기 기술 업무를 맡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당시 기술 가공 부분에 관한 매출 실적이 없었기 때문에 경쟁업체의 매출 수준에 맞춰 허위 매입을 하게 된 사실은 인정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연유에서 회계분식을 한 것이지 신용등급을 올려 은행에 대출을 받으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신용등급 산정 시 평가요소가 총 127가지인데, 127분의 1을 위해 회계분식을 했다는 검찰 측 의견은 억지"라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은행 대출 서류를 보면 기업의 매출 증가 폭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매출의 신장이 회사가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며 반박했다.

아울러 변호인은 검찰이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KAI와 관련해 의도적이고 강압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씨가 대표로 있는 대명엔지니어링은 KAI의 주요 협력업체로, 항공기 날개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변호인은 "검찰은 피고인이 본인 회사의 분식이나 대출사기를 했다는 점만 순수하게 보는 것이 아닌 KAI와 관련해서 의도적인 엮기를 하고 있다"며 "순수하게 대명엔지니어링 차원에서 분식과 대출사기 혐의가 있었는지 다루어달라"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2015년 2월부터 감사원으로부터 관련 수사의뢰를 받아 본격적인 KAI경영비리 수사를 진행했다. KAI는 군 당국 납품 과정에서 원가 부풀리기·협력업체 금품 수수·채용 비리 등 회사 경영 전반에 걸쳐 비리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이유민 기자 yum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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