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예약 어플리케이션 여기어때 |
[에너지경제신문 이유민 기자] 숙박 예약 어플리케이션 ‘여기 어때’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처음으로 법정손해배상제도를 통해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법정손해배상제도란 원고 측이 피해를 입증하지 않더라도 법률에 규정된 손해배상액 규정에 근거하여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로 2016년 3월 22일 정보통신망법상에서 개정된 후 그해 7월부터 시행됐다. 피해자의 피해 규모와 피해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하기 힘들었던 기존 정보유출 사건에 비해 피해자 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28일 서울중앙지법 제30민사부 심리로 열린 ‘여기 어때’ 사용자의 개인정보 유출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정손해배상제도가 처음으로 적용됐다.
앞서 지난 3월 ‘여기 어때’ 어플리케이션은 해킹 공격을 받았으며, 당시 ‘o님 o월o일 oo(숙박업체)에서 즐거우셨나요?’ 등 수치심을 유발하는 문자 4817건이 당사자에게 발송돼 논란이 일었다.
이번 소송은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90만명 중 약 300여명의 피해자들이 낸 1차 소송이다. 약 1100여명의 피해자들이 추가로 제기한 2차 소송 역시 진행될 예정이다. 원고 측은 정보 유출 후 협박성 문자를 받은 피해자는 각 300만원, 문자는 받지 않고 정보만 유출된 피해자는 각 100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청구했다.
이날 재판에서 원고 측 윤제선 법무법인 창천 변호사는 "유출된 정보가 어떤 정보냐에 따라 손해배상액수나 피해자들이 입은 정신적 피해가 달라진다"며 "여기 어때는 숙박 예약 어플이라는 점에서 유출된 정보들의 성격이 특수하다"고 설명했다.
김종훈 법무법인 창천 변호사 역시 "정보의 민감도를 분류해봤을 때 이름, 생년월일 등과 달리 성생활에 관한 정보는 가장 민감하다고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사건은 개인의 가장 내밀한 부분에 관한 정보가 유출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피고 측 변호인은 "문자를 받은 사람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단순히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피해자들은 그 사실만으로 정신적 피해가 있다고 판단해 위자료 청구를 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서비스 이용자의 숙박예약정보 323만9210건과 회원 정보 17만8625건(이용자 기준 중복제거 시 총 97만1877명)가 유출된 ‘여기 어때’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에 대해 과징금 3억100만원과 과태료 2500만원, 책임자 징계권고 등의 행정처분 제재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