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나우칼판 데 후아레스에 위치한 BP 주유소. (사진=AFP/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엑손모빌, BP를 비롯한 글로벌 석유 공룡들이 대형 심해 유전인 노르웨이 해상 광구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년간의 저유가 시대를 통과하면서 LNG와 셰일로 포트폴리오의 중심축을 전환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있었던 극지 바렌츠해 탐사 광구 분양에 11개 회사만이 응찰했으며, 메이저사 중에는 로열더치쉘만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지는 노르웨이 석유·가스 자원량의 절반인 90억 boe가 부존돼 있으며, 상기 분양 지역도 가장 유망지로 평가받아 노르웨이 정부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2016년 기준 노르웨이 전체 생산 광구의 약 70%의 운영권자가 국영 석유기업 스타토일일 정도로 국내사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 3년 간의 유가 하락으로 메이저사들의 전략 사업이 LNG와 북미 셰일로 변경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기후 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증가로 석유 사업의 경제성과 도덕성에 대한 회의가 커지는 것도 투자의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석유 수익으로 조성된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최근 석유 가스·가스 주식 매각 허가를 요청해 국제 금융시장을 뒤흔든 것도 투자 외면의 단면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이를 계기로 국내사와 소규모 외국회사들의 시추가 활발해지면서 올해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스타토일, 에이커 BP와 스웨덴의 룬딘 등이 역대 최대 규모의 시추를 계획하고 있으며, 룬딘과 OMV은 알타와 위스팅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 측은 최근 성숙유전에 관심을 보여온 사모펀드와 소규모 회사들의 향후 분양 참여가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석유기업들의 사업다각화 움직임은 가속화하고 있다. 장기간 리스크 부담 있는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빠른 현금 회전이 가능한 셰일 시추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쉘은 지난 2015년 500억 달러에 BG그룹을 인수함에 따라 세계 최대 LNG 수출업체로 부상했다. 세계 각국이 대기오염 정책의 일환으로 석탄소비를 줄이는 가운데, 천연가스 수요가 상승하면서 나오는 과실을 쉘이 따먹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천연가스는 석탄 대비 탄소배출량이 절반 수준에 불과해 청정연료로 불린다.
엑손모빌 역시 미국 내 최대 천연가스 생산업체이자 가장 많은 양의 가스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2009년 310억 달러에 인수한 셰일가스 업체 XTO 에너지는 저탄소 체제에 대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규 대형 유전 발굴 과정 중 추진된 것이다.
셰브론과 코노코필립스 역시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양사는 미 최대 셰일지대인 퍼미안 자산을 늘리고 장기 프로젝트 자산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노코필립스 대변인은 최근 "새로운 연안 탐사 계획을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셰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