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동양·ABL생명 우리금융 새식구로
그룹 비이자수익·신사업 확장 기반
임종룡-성대규, 관료 출신 CEO 공통
‘영업통’ 곽희필 대표...삼각편대 완성
첫번째 과제는 ‘우리금융 DNA’ 심기
AI 등 신사업 차츰 윤곽 나올 듯

▲우리금융지주,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가 1일 동양생명,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공격 경영에 나선다. 우리금융은 관료 출신 보험 전문가인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이사 후보와 보험업계 내 입지전적 영업통인 곽희필 ABL생명보험 대표이사 후보를 앞세워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은 물론 계열사 시너지, 신사업, 보험영업에서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성대규 대표이사 후보는 관료 출신 보험 전문가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비슷한 단계를 밟았고,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만큼 지주와의 소통은 물론 내부 조직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두 생보사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후 중장기적으로 통합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은행 핵심'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동양생명, ABL생명 자회사 편입 절차를 마무리한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성대규 후보, 곽희필 대표를 각각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한다.
이번 자회사 편입은 우리금융지주가 작년 8월 28일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생명(75.34%), ABL생명(100%)을 총 1조5493억원에 인수하기로 주식매매계약(SPA) 계약을 체결한 후 약 1년여 만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출범에 이어 보험사를 자회사로 편입함에 따라 비은행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 수익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 기존에는 그룹 내 우리은행 의존도가 커 비이자수익을 확보하는데도 한계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비은행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 시너지를 확대하며 신사업에도 공격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관료 출신 CEO' 성대규-'영업통' 곽희필 전면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이사(왼쪽)와 곽희필 ABL생명 대표이사.
우리금융의 큰 그림은 우선 동양생명, ABL생명 CEO 인선에서 가늠해볼 수 있다.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이사 후보는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원회 보험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거쳐 2019년 신한생명 대표로 취임했다. 2022년 말까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의 PMI 작업을 완료한 후 작년 9월부터 우리금융지주에 합류해 생명보험사 인수 단장을 맡았다.
성대규 대표가 걸어온 길은 임종룡 회장과 유사하다. 임 회장은 행정고시 24회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과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국무총리실 실장, 금융위원장을 거쳐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다. 성 대표는 임 회장과 관료 출신 금융 CEO라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동양생명을 우리금융그룹 내 핵심 보험사로 빠르게 안착하는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성 대표가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재임 시절 글로벌과 요양사업으로 대표되는 신사업 부문에서 기반을 구축한 점도 우리금융 입장에서 플러스 요인이다. 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은 신한라이프의 첫 해외 법인으로, 2022년 초부터 공식적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이와 동시에 우리금융은 영업통인 곽희필 ABL생명보험 대표 후보를 앞세워 상품 및 영업 경쟁력에서도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곽 후보는 신한라이프 자회사인 신한금융플러스 GA부문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로, 과거 신한라이프 FC1사업그룹 부사장 재임 시절 성 대표와 호흡을 맞춘 전례가 있다. 즉,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중심으로 관료와 금융사를 두루 경험한 성대규 대표, 영업통인 곽희필 대표 간에 호흡이 이번 자회사 편입의 첫 번째 관전포인트인 셈이다.
우리금융은 다음달부터 동양생명, ABL생명의 전반적인 규정체계, 재무·회계, 리스크관리, 준법감시 등에 그룹의 경영관리체계를 본격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상품 판매는 물론 보험 청약·심사·인수 등 업무처리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고, 유휴 은행점포를 활용한 요양 및 헬스케어 사업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양생명, ABL생명이 우리금융그룹의 경영관리체계에 부합하도록 시스템을 개편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두 보험사의 특징이 워낙 뚜렷한데다 업계 전반적으로 지급여력비율(킥스·K-ICS) 등 자본비율 관리도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요양사업과 같은 신사업이 어떻게 가시화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간 금융지주사들은 자회사 인수 후 6개월~1년 뒤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고, 합병하는 수순을 밟았다"며 “(7월 1일) 자회사 편입은 후일을 도모하기 위한 첫 시작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