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해양플랜트 설계, 브라질 해상부유시설 영업 법인 신설
해양 관련 인프라 제반활동에 유전·풍력발전·방재 업무 포괄
신흥시장 진출·기술강화·네트워크 확대 지속성장 기반 구축
中저가공세 견제·美MASGA 등 우방국 해양패권 공조 효과

▲한화오션 CI. 사진=박규빈 기자
한화오션이 인도와 브라질에 각각 해양 부문 설계·영업 해외법인을 각각 세우고 글로벌 해양시장 교두보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흥시장 진출과 기술력 강화, 현지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 행보로, 브라질 해상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선박(FPSO)시장과 인도 해양플랜트산업을 공략하기 위한 장기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상반기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에 2개 해외 법인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된다.
해당 법인명은 한화오션 글로벌 엔지니어링센터 인디아 유한책임회사(Hanwha Ocean Global Engineering Center India Private Limited, 이하 인도 법인)와 한화오션 브라질 주식회사(Hanwha Ocean Brazil LTDA, 이하 브라질 법인)이다. 두 해외 법인은 미국의 한화오션 USA 홀딩스의 자회사 한화오션 USA인터내셔널 유한책임회사의 지배를 받는다.
인도 법인은 해양 설계, 브라질 법인은 현지 영업 지원을 위해 각각 올해 5월 15일, 16일에 설립됐다. 인도 법인의 대표이사는 유동완 한화오션 부사장이고, 최병호 상무도 경영진에 이름을 올렸다.
해양 설계 범위는 통상 △해양 시설 △구조물 △장비 △시스템 등을 계획·설계·건설·운영·유지·보수하는 데 필요한 제반 활동을 포괄한다. 여기에는 해양 유전 개발, 해상 풍력발전, 해양도시 건설, 해양관광시설, 해양 방재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될 수 있다.
한화오션이 인도에 법인을 설립한 주요 이유는 신흥 해양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고, 현지 해양 플랜트 시장 공략 가속화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도 정부의 조선·해양 산업 육성 정책과 약 4조원 규모의 조선 금융 지원 정책에 발맞춰 해양 플랜트 상세 설계 역량 확보·현지 업체와의 협력 관계 구축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는 평이다.
때문에 한화오션의 인도 법인 설립은 신흥시장 진출과 기술력 강화, 현지 협력 관계 구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에너지와 해양 플랜트 시장은 복합적인 외부 환경과 함께 산업별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는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이란 갈등 등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유가는 배럴당 65~75달러 범위 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천연가스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지역별 변동성이 상존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해상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선박(FPSO) 시장은 브라질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관찰된다. 이 두 지역이 전 세계 대형 FPSO 발주 수요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고, 극심해 유전개발 수요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화오션이 사업 다변화 측면에서 브라질 영업 지원 법인을 세웠을 것이라는 평가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해 해양사업부장에 필립 레비 전 SBM 오프쇼어 아메리카스 사장을 발탁했다. 레비 부장은 중국해양석유집단유한공사(CNOOC) 상임고문과 엑슨의 경영 컨설턴트를 역임했다. 한화오션은 해양 플랜트 수주 확대를 도모하기 위한 영입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 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이 미국 외에 인도·브라질 등 신흥 해양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지는 것은 중국의 저가 공세와 압도적 규모에 맞설 '다중 거점·첨단 역량·현지화' 확보라는 전략적 맥락과 맞닿아 있다. 중국을 견제함과 동시에 미국 등 우방국 해양 패권 유지 모두에 유리한 글로벌화 전략에서다.
인도·브라질 법인 신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의 조선업계를 다시 위대하게(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정책과는 직접적으로 연계되지는 않지만 이 같은 이유로 한화오션의 글로벌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해양 플랜트 시장은 에너지 업계의 투자 확대와 글로벌 에너지 수요 회복, 자원 개발 재개 움직임 등의 요인에 힘입어 발주가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전문성과 엄격한 품질관리 체계, 프로젝트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의 운영과 유지·관리까지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