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G20서 재평가… 상당수 국가 '긍정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3.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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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카니 금융안전위원회(FSB) 의장이 FSB 공식 트위터에 "FSB의 초기 평가는 가상화폐(crypto-assets)가 현재 글로벌 금융 안정성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 다만 가상화폐가 규제 금융 시스템의 핵심과 훨씬 더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상호 연결될 경우에는 초기 평가가 변경 될 수 있다"는 글을 남겼다. (사진=FSB)


[에너지경제신문 이상훈 기자] 19일 밤부터 20일 오전까지 국내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이 요동쳤다. 거의 모든 주요 코인들이 어제까지의 하락을 비웃듯 일제히 상승세로 돌입했다. 그 이유로 다수의 시장 관계자들은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상당수 국가들이 가상화폐가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자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회의의 중요 안건은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가상화폐’ 열풍에 주목했다. 특히 주요 국가들이 가상화폐를 심각한 위협요소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상승세 변곡점을 맞이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G20정상회의 금융안정위원회(FSB)는 최근 G20 성원국의 "가상화폐에 대해 감독해야 한다"는 호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FSB의 총재 마크 카니(Mark Carney)는 "국제적인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디지털 결함을 보완해야 하고, 급성장하는 기술을 검증해야 한다"며 "가상화폐가 최고치를 기록해도 세계 GDP에 1%도 되지 않아 감독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FSB는 또 "가상화폐 시장은 세계 금융에 위협이 되지 못해, FSB는 기존 규칙을 심의하는데 집중하며 새로운 규칙은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브스의 보도에 따르면, G20 개최 전 일란 고우지파인(llan Goldfajn) 브라질 은행 총재가 "화폐의 가치는 안정성과 지불 편리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상화폐는 화폐로 볼 수 없다"면서 "중앙은행에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상화폐는 ‘암호화 자산’ 및 리스크로 분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우지파인은 가상화폐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누구도 보장받을 수 없다고 개인 투자자들에 경고했다.

미국의 경우 가상화폐의 제도권 유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애리조나, 조지아 주는 가상화폐로 세금을 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와이오밍 주 또한 가상화폐를 재산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다만 주별로 통일된 과세 방안이나 규제의 정도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여서 미국 내 가상화폐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달리 다른 주요 국가들은 일본이나 스위스의 규제 방식으로 가상화폐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재무성은 "암호화폐는 난제이기 때문에, G20 재상회의가 끝난 후에도 토론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해졌다.

앞서 일본은 마운트곡스 거래소와 코인체크 거래소 해킹 등 연이어 발생한 대대적인 거래소 해킹 사건으로 전 세계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준 바 있다. 그러나 일본은 거래소 폐쇄나 ICO 금지 같은 초강수를 두는 대신 실질적인 규제안을 내놓으며 제도권 안으로 가상화폐를 편입시키는 한편, 거래소를 금융권 수준으로 관리감독하고 나섰다. 지난 5일에는 일본 16개 가상화폐 거래소가 ‘자율규제 조직’을 만들며 신뢰 회복에 나섰다.

다만 G20에 참여한 많은 국가들은 가상화폐 규제에 대해 전면적인 규제를 취하지 않더라도 전체적으로 보면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불법과 탈세 수단을 막기 위한 수준의 규제여서 업계 전문가들은 유럽 주요 국가들의 규제안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은 블록체인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독일 연방 재무부는 가상화폐가 지불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경우 세금을 면제하겠다 밝혔다. 스페인 의회의 다수당인 인민당도 블록체인 관련 업계에 세금 감면 혜택을 주기 위한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기업들 중 절반가량은 이미 가상화폐를 비축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보유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폴란드는 중앙은행이 가상화폐에 대해 다양하게 비판하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수력발전 환경이 가상화폐 채굴에 좋은 환경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가상화폐 채굴 업체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전력수요가 급증했고,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채굴장 수익에 대한 과세 법안이 발의됐다.

중국은 지난해 9월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라는 강력한 규제를 실시했고, 지금까지도 강도 높은 규제를 펼치고 있다. 결국 중국 내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본토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P2P 거래, 해외 거래소 이용, 장외거래 등 음지 거래를 하면서 또 다른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다만 중국은 가상화폐의 규제와는 별도로 블록체인 플랫폼 분야는 꾸준히 육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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