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업체 선정 맞지만 아직 계약서 사인 안해"…조심 또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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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가 독일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함구령’을 내리고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 왼쪽은 LG화학 ESS 배터리 생산 모듈. 오른쪽은 삼성SDI가 생산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
국내 전기 자동차 배터리 생산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가 독일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21일 LG화학은 폭스바겐 전기차 배터리 계약 수주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폭스바겐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급업체 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으나 아직 계약이 체결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이에 대해 몇몇 매체가 폭스바겐과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도하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된 것도 맞고 계약이 거의 성사단계에 있지만 아직 계약서에 사인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에 있어 모든 사업의 가장 중요한 시점은 계약서에 사인하기 직전으로 늘 조심스러워 한다.
LG화학과 삼성SDI가 폭스바겐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이야기는 폭스바겐 측에서 먼저 흘러나왔다.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년까지 순수 전기차(BEV) 50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 30종 등 80개 모델을 출시하고 전동화 모델 비중을 25%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서는 2025년 연간 150기가와트시(GWh) 용량의 배터리가 필요하다. 당시 폭스바겐은 유럽과 아시아 쪽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로 LG화학, 삼성SDI, 중국 CALT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200억 유로(약 26조원) 규모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등 12개 브랜드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9일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부터 연평균 15% 이상의 고도성장을 통해 2020년 매출 36조4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박 부회장은 에너지·물·바이오·소재 등 신성장동력 분야의 본격적 성장을 통해 내년에는 사상 최초로 매출 30조원대에 진입하고 내후년에는 35조원대도 돌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2020년까지 늘어나는 매출 10조원 중 5조원 정도를 전기차 배터리 등 전지사업 분야에서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폭스바겐과의 이번 계약을 염두에 둔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LG화학은 이미 지난해 말 기준 자동차 배터리 수주 잔액 규모가 42조원을 넘어섰다.
22일 LG화학 관계자는 "공시에 발표한 내용이 전부다"라며 "아직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을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삼성SDI 관계자 역시 "폭스바겐 측이 LG화학과 삼성SDI를 전기차 배터리 공급자로 선정한 것은 맞지만 그들도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고 발표하지는 않았다"며 "부품을 납품하는 입장에서 계약 진행과정을 공개하는 것은 어렵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