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보다 채굴이 낫다"...가정용 채굴PC 인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3.26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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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카드를 1∼2개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 ‘홈 크립토 PC’.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에너지경제신문 이상훈 기자] 가상화폐(암호화폐)가 지난 1월 폭락 이전의 시세로 회복되지 못하면서 반대로 가정용 채굴 PC 시장이 각광받고 있다. 가상화폐가 향후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이들은 시세 차익을 위해 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가상화폐를 매집하는 반면, 일부는 투자를 줄이고 채굴을 통해 가상화폐 개수를 늘리고 있다. 특히 일반 PC로도 가상화폐 채굴이 가능한 기기가 정식 출시되면서 시장에서의 반응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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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용 수냉식 4웨이 채울PC ‘해시가드’. 영롱한 LED 불빛이 눈길을 끈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PC 전문기업 주연테크는 자회사를 통해 가상화폐 채굴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연테크는 올 1월 가상화폐 채굴장용 랙(Rack)에 채굴기를 다량으로 연결할 수 있는 본격 채굴용 전용 PC ‘(산업용 암호화PC(Industrial Crypto PC)’를 출시했고, 이어 수냉식 쿨러를 사용해 발열과 소음을 잡고 엔비디아 GTX 1080ti 4개를 장착한 채굴 겸용 하이엔드 데스크톱 PC ‘해시가드(Hash Guard)’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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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가드’ PC는 4개의 최고급 그래픽카드를 사용해 보다 뛰어난 채굴성능을 자랑한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해시가드’가 가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지만 최고급 사양의 그래픽카드를 4개 장착한 제품인 만큼 가격이 900만원에 달한다. 이 제품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연구하는 기업에서 요청이 이어지자 기획된 제품이다.

주연테크는 소비자들이 좀 더 저렴한 가정용 채굴 PC를 원하자 가격을 낮춘 ‘홈 크립토PC’를 2월에 출시했다. 이 제품은 고가의 블록체인 연구용이 아닌, 가정이나 실내에서 누구나 쉽게 웹 서핑, 기본적인 문서 작업과 암호화 해독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월 237KW로 전력사용량을 대폭 낮췄으며 효과적인 환풍 구조를 적용해 발열을 낮췄다. 또한, 가동 효율이 60해시(hash)로 산업용(120hash)의 절반 수준이 가능해 가정에서도 무난히 구동 가능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주연테크의 홈 크립토 PC는 AMD의 라데온 RX 570 그래픽카드를 1개 장착한 1웨이(Way) 제품(135만 원)과 2개를 장착한 2웨이 제품(195만 원) 2종류가 있다.

여기에 주연테크는 CPU와 GPU를 동시에 활용하는 ‘듀얼 가정용 크립토 PC’도 3월에 출시, 총 4종류의 가상화폐 채굴 PC를 선보이게 됐다. 듀얼 가정용 크립토 PC는 기존 GPU 중심 크립토 PC와 달리 CPU와 GPU로 채굴한다. AMD 라이젠7 1700 CPU와 RX570 그래픽카드 두 장을 장착했다. 당초 주연테크가 생각했던 것보다 홈 크립토 PC의 수요가 많자, 향후 RX570 3장을 장착한 3웨이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주연테크 관계자는 "처음에는 블록체인 관련 기업이나 연구소 등에서 채굴 테스트를 위한 PC를 주문해왔으나 점점 원하는 사람이 많아져 가정용 가상화폐 채굴 PC까지 만들게 됐다"며 "가정용 크립토 PC"는 단순히 채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PC로 활용하며 채굴도 할 수 있는 제품이어서 개인투자자와 자영업자들이 많이 찾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채굴 PC는 출시와 동시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그래픽카드 가격이 크게 올랐고, 그래픽파드 수급이 수월하지 않아 현재는 다량으로 제작 판매하기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또 한 가지 인기 요인은 주연테크가 채굴용 프로그램 ‘마이닝 게이트’를 홈페이지를 통해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컴퓨터에 관한 지식이 전무하더라도 프로그램에서 ‘채굴시작’, ‘정지’만 누르면 간편하게 채굴을 할 수 있다.

현재 ‘마이닝 게이트’ 소프트웨어가 지원하는 채굴 가능 가상화폐는 5종(모네로, 제트캐시, 이더리움, 이더리움 클래식, 비트코인 골드)이다. 향후 비트코인 캔디, 비트코인 프라이빗 채굴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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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테크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한 채굴 전용 소프트웨어 ‘마이닝게이트’를 사용한 화면. 채굴을 원하는 가상화폐를 선택하고, ‘Start’를 클릭하기만 하면 된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채굴 효율은 어떨까? AMD 라이젠7과 RX570을 조합한 2웨이 홈 크립토 PC를 24시간 동안 구동시킬 경우 대략 0.00168모네로(430h/s), 0.0032이더리움(42 Mh/s), 0.10이더리움 클래식(42 Mh/s), 0.0062제트캐시(536 H/s), 0.023비트코인 골드(588 H/s) 정도 채굴 가능하다고 주연테크 측이 설명했다.

한 달 내내 사용할 경우 약 3만 원의 전기료가 나오게 되는데 누진세가 적용되는 상황에서는 전기료 부담이 높아지게 돼 큰 이익은 없으나, 산업용 전기를 사용한다면 조금 더 수익이 커지게 된다. 무엇보다 일반 PC로도 활용할 수 있어 자영업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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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채굴 PC ‘홈 크립토 PC’를 한 달간 사용할 경우(RX580 2웨이 기준) 전기사용량은 237kwh에 달한다. 일반 가정집이라면 원룸이 아닌 이상 무조건 누진세 구간에 들어가게 돼 전기료와 월 채굴 수입을 잘 계산할 필요가 있다. 다만 산업용 전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전기료 부담이 크게 낮아지게 된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주연테크 관계자는 "AS가 가능한 국내 브랜드 PC 제조업체가 판매한다는 장점과 더불어 일반 PC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향후 ICO(가상화폐공개) 이후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며 상장 가능성 높은 신규 코인을 채굴하는데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상화폐는 지난해 12월 고점 대비 50%~80%가량 가치가 떨어진 상태다. 지금 이더리움, 비트코인 골드 등을 채굴하면 추후 가상화폐 가격이 오를 경우 채굴한 가상화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도 더욱 커지게 된다. 가상화폐 가격이 조금 더 떨어지더라도 채굴로 얻은 가상화폐는 실질적인 금전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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