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0대 시작 2025년까지 3천대 보급
"CNG 교체 얼마나 됐다고 또 바꿔"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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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벗꽃이 활짝 핀 서울 여의도 윤중로를 CNG 시내버스가 달리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서울시가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올해 9월부터 녹색교통진흥지역인 서울 4대문 안을 통과하는 시내버스 30대를 전기버스로 교체하고, 2025년까지 9000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전체 시내버스의 40% 이상인 3000대를 전기버스로 교체한다는 정책을 발표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서울시는 2000년대 초반 경유버스를 친환경 CNG(압축천연가스) 버스로 교체하기 시작해 3∼4년 전 100% 교체를 마무리했다. 이제서야 CNG 시내버스가 정착되는가 싶었는데 다시 전기차 시내버스로 정책을 바꾼다고 하니 CNG 업계는 물론 버스업계가 충격에 빠진 상태다. 지금까지 투자한 인프라 시설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또 엄청난 예산을 들여가며 친환경 연료인 CNG를 전기차로 바꾼다고 해서 미세먼지 절감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서울시는 "대중교통도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전혀 없는 ‘전기 자동차 시대’를 열어가겠다"면서 "9월 4대문 안을 통과하는 시내버스 30대를 전기버스로 교체하겠다. 이어 2025년까지 3000대를 전기버스로 바꿀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서울시는 7400여 대의 시내버스가 운행중이다. 3000대면 40%가 넘는 비율이다. 우선 30대로 시범운영을 한 뒤 매년 10%(740대)의 노후차량를 전기버스로 바꾸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시는 한 대에 4억5000만원 가량인 전기버스를 시내버스 회사가 구입하면 1대당 2억9400만원(환경부 지원금 1억원, 국토교통부 지원금 3400만원, 서울시 지원금 1억6000만원)을 지원하고, 충전시설 설치 때도 1대당 최대 50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금만 876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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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G충전소 |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우선 시내버스 업계가 불만이다. 서울 시내버스는 2000년대 초반부터 경유버스를 CNG 버스로 교체하기 시작해 2012년 거의 마무리했다. 10년 넘게 교체작업을 펼쳐 CNG 버스가 정착되기 시작했는 데 다시 전기차로 바꾸라고 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시내버스 관계자는 "CNG버스는 1대당 가격이 1억2000만원으로, 전기버스 1대 가격이면 4대를 구입할 수 있다"며 "정부와 시에서 3억원 가량을 지원해 준다 해도 CNG버스를 사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전기버스는 아직 검증이 안됐다. 지난해 현대차가 67분 1회 충전으로 29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버스를 출시했지만 이는 최적의 환경에서 테스트한 것이다. 시내버스는 출발과 제동을 수시로 반복해야 하고, 배터리에 취약한 영하 20도 이하의 날씨에도 달려야 하는 변수가 많다.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우리에게 아직 검증이 안된 전기버스로 운행하라는 것은 억지"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버스를 1회 충전하려면 1시간 넘는 시간이 걸리는 데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충전소 부지도 따로 확보해야 하는 등 또 다른 투자비용을 유발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CNG업계도 불만이다. CNG 원료를 제공하는 도시가스사는 당장 매출이 줄어들고, CNG 충전소는 경영위기는 물론 모든 투자비용을 날릴 수 있다. 서울시에는 현재 32개의 CNG 충전소가 설치돼 있다. 1개의 CNG 충전소를 건설하는 데 평균 12억원의 비용이 든다.
CNG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는 전기차충전소를 설치하는 데 보조금을 지원해 주지만 CNG충전소를 설치할 당시에는 저리융자만 알선해 줬다"며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을 믿고 CNG충전소에 투자한 사람들은 배신당한 느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CNG버스를 전기버스로 바꾸는 과정에서 엄청난 추가 인프라 비용이 발생할 것이고, 버스요금 인상은 불보 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CNG는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친환경 연료로 그동안 정부가 사용을 적극 권장해 왔다"며 "원료만으로 전기버스와 CNG버스의 친환경성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전기버스의 원료가 되는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도 계산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미세먼지, 탄소배출 절감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전기버스 정책 역시 이런 과정의 일부"라며 "30대를 시범운영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면 정책이 바뀔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이어 "전기버스 정책은 정부 지원금도 있기 때문에 환경부와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환경부 등과 논의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