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어떻게 ‘스판덱스·타이어코드’ 세계 1위 꿰찼을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4.07 01:58
사진4. 탄소섬유

▲(사진=효성)


[에너지경제신문 류세나 기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 확보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조현준 효성 회장, 1월 신년사)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효성이 올해 역시 핵심사업의 기술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력 신재생 에너지 분야 및 효성ITX의 빅데이터 등 IT기술 접목을 통한 신시장 개척에도 투신한다.

재계에서는 효성의 ‘기술혁신’ 방향성 중심에 그룹 최고 경영진이 자리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기술 경쟁력이 성공 DNA’라는 오너의 철학이 바로 스판덱스 분야 후발주자로 출발한 효성을 세계 1위로 끌어 올린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 원천기술 확보에 매진…‘넘어져도 계속 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자체개발한 원천 소재가 혁신 제품의 근간’이라는 R&D 철학 아래 1971년 민간기업 최초로 기업부설연구소(효성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로부터 7년 뒤엔 중공업연구소도 만들어 운영해 오고 있다.

효성 관계자들 전언에 의하면 이 회사의 부설연구소는 벽돌 한 장 한 장을 쌓아 올려가는 것부터 각종 실험 장비들을 들여 오는 것까지 최고 경영진의 지대한 관심 아래 진행됐다.

이후로도 도약의 근간에 ‘원천기술’이 자리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아낌 없는 지원과 과감한 도전이 있었기에 현재의 효성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효성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스판덱스와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글로벌 넘버원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 신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ESS, STATCOM, HVDC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과 탄소섬유·폴리케톤 등 고부가가치 신소재 분야에도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는 등 원천기술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3. 중공업연구소

▲효성중공업연구소.(사진=효성)


효성의 대표적인 혁신기술로는 스포츠 의류 등에 많이 사용되는 기능성 원사 ‘스판덱스’가 꼽힌다.

이 회사의 스판덱스 원사 브랜드 ‘크레오라’는 2010년 이후 세계 1위 점유율을 확고히 하며 호실적을 이끌어 내고 있다.

효성은 1980년 섬유의 대표 사업이었던 나일론의 생산 및 판매를 통해 세계시장 판로를 개척하던 중 1989년 섬유의 반도체라 불리는 기능성 섬유스판덱스 개발에 착수했다.

1990년대 초 국내 최초 독자기술로 스판덱스 개발에 성공했으나 성과를 내기까지 7년 이상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2000년대 중반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수익성은 떨어지고 사양산업으로 치닫으면서 스판덱스 사업을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들도 나왔다.

그러나 효성은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 니즈에 맞는 다양하고 혁신적인 제품군 개발에 매진했다. 철저한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고객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펼치면서 지속적인 투자로 공급망을 확대해 2010년 마침내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또 나일론, 폴리에스터, 스판덱스 등의 의류용 원사뿐 아니라 타이어보강재, 에어백용 원사 등 산업용 원사 부문에서도 꾸준한 품질관리를 거듭,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시장에서도 세계 1위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섬유부문에서 집적된 기술 개발 노하우는 아라미드, 탄소섬유 등 고성능 특수섬유를 개발할 수 있는 저력으로 작용했고, 바이오 섬유, 스마트섬유 등을 연구하는 기반이 됐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 섬유 등 주력사업에 IT 접목…신사업 투신

사진2. 타이어코드

▲타이어코드.(사진=효성)

효성은 송배전용 중전기기 분야에서도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초고압 차단기 등 중전기기와 초대형 전동기 등이 주요 대표 제품이다.

효성은 국내 최초로 원자력발전소용 345KV 변압기, 765KV변압기, 800KV 2점절 가스절연 개폐기 등을 개발한 데 이어 2007년에는 세계 두 번째로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한 극초고압 차단기 1100kV GIS(가스절연개폐장치, Gas Insulated Switchgear) 개발에도 성공했다.

올해는 초고압변압기, 차단기를 포함해 ESS등 신규 아이템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력계통에 대한 기술력과 노하우 등 전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연계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한 HVDC, ESS 등 고부가가치 에너지 신사업 아이템을 새로운 도약의 기반으로 삼고 사업확대 및 역량 확보에도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섬유, 산업자재 등 주력사업의 확대와 함께 IT를 접목한 신사업 분야 육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해 1월 신년사에서 IT기반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를 강조하며 데이터의 축적과 분석에 기반한 전략 실행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경영활동을 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효성의 IT 전문 계열사인 효성ITX는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기반으로 SI(System Integration), SM(System Management)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 R&D센터를 설립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 IT 보안 등 IoT(사물인터넷) 분야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은 효성의 중공업 전력 사업 부문에 빅데이터 기술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융합하면서 전력 에너지 솔루션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효성은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송배전 분야의 토털 에너지 솔루션 공급업체로 세계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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