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기후변화, 관련 연구 서둘러야
▲기후변화는 정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관련 분야 연구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사진=네이처기후변화) |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 관심사항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전문학술지 네이처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가 ‘기후변화와 정신 건강(climate change & Mental Health)’이란 특집 기사를 다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후변화가 신체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과 연구는 상당히 많은 편이다. 반면 기후변화가 정신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는 게 현실이다.
기후변화는 강력한 허리케인, 가뭄과 산불 등으로 대형 자연재해로 이어진다. 네이처기후변화 측은 "심각한 기후 현상은 그 변화 양상에 따라 더 자주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현상은 외상 후 스트레스, 불안·우울과 같은 정신 건강 위협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기온 상승, 강수량 변화,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로 벌어지는 일련의 현상이 신체와 복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정신 건강측면에서도 두려움과 불안의 수준을 더욱 높일 것이란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자연재해는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더욱 잦아지고 그 피해 규모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극단적 기상 현상이 많아질 것이란 진단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 불안 등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남미 푸에르토리코는 빈곤과 가족 분리 등의 문제로 정신 질환이 증가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지난해 9월 강력한 허리케인 ‘마리아’가 푸에르토리코를 휩쓸었을 때 상당 부분이 파괴됐고 이 때문에 정신 건강은 더욱 심각해 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주목할 만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인도에서 기후변화로 자살률이 증가했다는 내용이었다. 인도는 기후변화 등으로 기온이 계속 오르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이다. 그 영향으로 농작물 수확량이 예상만큼 많지 않고 크게 줄었다. 빚에 시달리던 농민들은 우울과 불안, 걱정에 노출됐고 이 때문에 지난 30년 동안 약 6만 명의 농민이 자살했다는 연구 결과였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연구 논문에서 "특정일의 기온이 5도 상승할 때마다 335명의 인도 농민이 추가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강우량이 증가할 때는 자살률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강우량이 1㎝라도 늘어나면 자살률은 평균 7% 하락했다는 것이다.
네이처기후변화는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기후변화가 신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현재 인식하고 있는데 정신 건강 측면에서는 논의에서 자주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며 "기후변화가 정신 건강과 관련해 다양한 측면에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