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인프라 대신 틈새 시장 주시
에너지, 주택 문제 한번에 해결 가능한 ‘모듈러 주택’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지원단 숙소 (사진=에스와이패널) |
27일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한의 철도 시설이 낙후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교통 인프라 등 사회간접자본(SOC)이 한국에 비교해 부족한 만큼 남북 경제 협력이 시작된다면 다양한 분야에 대한 투자 수요로 국내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는 이미 다음달 ‘통일 포럼’ 등을 계획하며 남북 화해 무드로 조성될 새로운 시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철도, 도로 등 대형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틈새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권 계층이 살고 있고 물자가 집중되는 평양은 서울 못지 않게 시설이 갖춰진 4, 50평대 풀옵션 고급 아파트가 만들어지고 있으나 지방의 사정은 다르다. 전력 등 에너지 조달이 어려운 북한의 지방 중소도시는 도로뿐만 아니라 에너지 공급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모듈러 주택 생산업체인 ‘에스와이패널’은 이에 대해 주택과 에너지 공급을 함께 할 수 있는 상품이 북한에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듈러 주택은 대규모 자원이 필요하고 도로 등이 정비되어 있지 않으면 공급이 어려운 대형 공동주택과 달리 시공 기간이 짧고 공사를 위한 기반 시설이 부족해도 완공이 가능하다.
에스와이패널은 모듈러 주택과 태양광 발전 패널을 모두 생산하고 있어 주택과 에너지 발전 설비를 결합해 북한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의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일 에스와이패널은 국제단체인 유진벨재단과 함께 북한 결핵환자 격리치료를 위한 병동 300동 공급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에스와이패널은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선수지원단을 위한 모듈러 주택을 공급하기도 했다. 경량목조주택형 모듈러 주택이기 때문에 스틸 프레임에 비해 만들 수 있는 최고 층수는 낮지만 단열성 등 에너지 효율성은 높은 편이다. 현재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경량목조주택 모듈러 주택은 일반적으로 3층까지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공급된 모듈러 주택은 적설량이 많은 대관령의 환경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에스와이패널 측은 이미 동계올림픽에서 모듈러 주택의 성능이 확인됐기에 북한의 기후에서도 충분히 견딜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공급이 부족한 북한에서 이 같은 모듈러 주택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에너지 저장이 가능한 ESS(전력저장장치)를 추가 설치할 경우 기본 전력은 자체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 단열 성능도 뛰어나기 때문에 냉난방에 투입되는 전력이 최소화되어 제로에너지 하우스 수준의 성능을 낼 수 있다.
에스와이패널 관계자는 "에너지 발전 설비의 경우 지원금이 있어야 저렴한 수준에서 공급이 가능하지만 에너지 생산과 주택 보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만큼 북한 중소도시에 적합한 형태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최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