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도시'에 가려진 풍력 태양광의 '寶庫'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5.28 08:27

[동북아 슈퍼그리드에서 해답을 찾다] ② 친자연환경에너지 생산국 몽골을 가다
살킷풍력발전소 등 글로벌 기업들 앞다퉈 진출...日진출 두드러져
고비지역서 신재생 개발...슈퍼그리드로 주변국에 전력 수출 도모


[울란바토르(몽골)=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몽골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푸르른 초원과 새파란 하늘이다. 지난 4월11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시내에 도착했을 때 받은 느낌은 ‘회색도시’였다. 날이 흐린 탓도 있었는데 시내 곳곳에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내뿜는 연기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몽골은 무한한 친환경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아직은 석탄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었다. 몽골은 석탄자원이 풍부한 반면 원자력 분야에 대한 기술부족 등으로 총 전력사용량의 약 80%를 석탄화력 발전이 충당하고 있다. 석탄발전소 노후화에 따라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국가 몽골의 역설적 첫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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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수도 울란바타르 시내에는 곳곳에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몽골 전력 수급의 90%정도를 차지하며 노후화로 인해 심각한 대기오염을 유발하고 있다.(사진=에너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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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수도 울란바타르 시내에는 곳곳에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몽골 전력 수급의 90%정도를 차지하며 노후화로 인해 심각한 대기오염을 유발하고 있다.(사진=에너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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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시내에는 곳곳에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몽골 전력 수급의 90%정도를 차지한다.(사진=에너지경제신문)

이런 탓에 몽골의 친환경에너지가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이 전력망을 구축해 사용할 만큼 풍부하다는 말이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 다만 몽골은 한국 면적의 16배에 달하는 반면 인구는 300만명에 불과하기에 도심을 벗어나면 다를 것이란 기대는 있었다. 울란바토르 시내를 벗어나자 마자 펼쳐지는 울퉁불퉁한 오프로드를 1시간 30분 가량 달려 몽골에서 두번째로 큰 풍력발전단지인 살킷(Salkhit) 풍력발전소에 도착했다. 이 발전소는 설비용량 50메가와트(MW)규모로 몽골 뉴콤(Newcome) 그룹과 미국 제네럴일렉트릭(General Electric Pacific Pte Ltd, GE), 유럽부흥개발은행(European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 EBRD) 등의 합작법인인 클린에너지(Clean Energy)사가 2004년부터 10년에 걸쳐 완공한 후 2013년부터 가동되고 있다.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광활한 평지에 제대로 서 있기 조차 힘든 바람을 맞아보니 왜 다국적 기업들이 몽골 신재생에너지 개발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올 상반기에는 독일 페로스탈(Ferrostaal)사와 프랑스 엔지(Engie)사가 11억7500만 달러를 투자한 55MW급 풍력발전단지 완공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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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khit 풍력발전소(사진=에너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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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khit 풍력발전소 송·배전 설비(사진=에너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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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khit 풍력발전소(사진=에너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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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khit 풍력발전소(사진=에너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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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khit 풍력발전소. (사진=몽골에너지규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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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khit 풍력발전소. (사진=몽골에너지규제위원회)


◇ 풍부한 태양·풍력 에너지 보유...아직은 개발 초기 단계

몽골은 전국의 약 10%(160만 ㎢)가 풍력을 통한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며 제곱미터당 7MW 용량을 가정할 경우 총 1100GW로 약 2조5000억Kwh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남고비도는 30만MW의 풍력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고 여타 9개도가 5만MW, 13개도가 2만MW의 풍력발전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태양광 발전 여건도 우수하다. 몽골은 연중 평균 약 270~300일이 맑은 날이며 일조시간이 연 평균 2900~3000 정도인 고비지역의 경우 제곱미터당 일 5.5~6.0 KW의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 일조시간이 년 평균 2600 시간이하인 산악지대의 경우 제곱미터당 일 4.5KW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

이 같은 잠재력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동북아 슈퍼그리드를 처음 제안한 소프트뱅크(Softbank)사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몽골은 장기적으로 고비지역의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고 동북아 슈퍼그리드를 통해 중국 등 주변국가로의 전력 수출을 도모하고 있다. 고비지역은 연간 836.8 BkWh의 풍량 자원과 평균 1400kWh/㎡의 태양광에너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남고비 지역에 50MW급 풍력발전소를 완공해 운영중이며 추가적으로 고비사막에 대규모 토지(2240㎢)를 임차해 풍력에너지 단지 조성을 계획 중이다. 소프트뱅크는 이 같은 사업을 계기로 동북아슈퍼그리드 구상을 현실화하고 있다.

샤프(Sharp)사도 다르항시 인근에 10MW 태양발전 단지를 운영 중이며 모나란(Monnaran)사는 울란바타르시 인근에 10MW 태양발전과 온실하우스 단지를 건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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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란(Monnaran)사가 건설중인 울란바타르시 인근 10MW 태양발전 및 온실하우스 단지. (사진=몽골에너지규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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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샤프(Sharp)사가 운영중인 다르항시 인근 10MW 태양발전 단지. (사진=몽공에너지규제위원회)

이 외에 수력의 경우 총 13개의 수력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는데 대부분 1MW 이하로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전체 3800여개의 하천에서 6417.7MW의 에너지 생산 잠재력을 보유한 만큼 몽골 정부는중장기적으로 수력을 통해 700MW의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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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에너지원별 전력생산 비중. 자료=주몽골한국대사관

다만 풍부한 가능성에 비해 몽골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2016년 기준 7%에 불과하다. 이에 몽골 정부는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처럼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보급 확대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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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MUNKHTOGTOKH Tsogbadrakh) 주몽골한국대사관 자원·에너지·산업전문관. (사진=에너지경제신문)

뭉크(MUNKHTOGTOKH Tsogbadrakh) 주몽골한국대사관 자원·에너지·산업전문관은 "몽골 정부는 2015년 6월 국회에서 결의된 ‘국가 에너지 정책’에 따라 1단계(2015∼2023년), 2단계(2024∼2030년)의 국가 에너지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사회·경제발전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율을 2023년까지 20%, 2030년까지 30%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몽골정부는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자원의 정밀조사, 정보시스템 구축, 신기술 연구 등 실시(신재생에너지 전문기관 설립), 신재생에너지 투자 유치를 위한 법적 환경과 세금제도 개선,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투자, 보급 지원을 위한 금융메커니즘 구축, 가정·빌딩·시골지역 등의 신재생에너지 활용과 잉여전력의 전력망 공급 지원 등의 정책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유목생활을 하고 있는 몽골에서는 인구의 약 25% 정도가 게르(Ger)라 불리는 이동형 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1990년 이후 몽골정부는 전력공급망과 연결돼 있지 않은 유목민에 대한 전기공급 수단으로 태양에너지 보급을 적극 추진해 현재 10만 이상의 유목민들이 20~100W 용량 태양광 발전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몽골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추진의지는 높지만 재원확보 어려움, 인프라여건과 경제성 등으로 인해 계획대비 지연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대부분 민자 프로젝트로 전환 추진 중이며 해외 기업들의 진출이 많은 것도 이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 인터뷰-몽골에너지규제위원회 잠바(JAMBAA Lkhagva) 에너지 시장 연구와 국제 협력 부문 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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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너지규제위원회 잠바(JAMBAA Lkhagva) 에너지 시장 연구 및 국제 협력 부문 책임자. (사진=에너지경제신문)


△ 몽골의 에너지정책과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축 계획이 궁금하다.

몽골은 바람과 태양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영토도 넓기 때문에 발전단지 건설과 에너지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 등 인접국가는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sian Development Bank, ADB)에서도 기술·제정적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몽골의 재생에너지 개발에서 동북아 슈퍼그리드는 매우 중요한 계획이다. 다만 실질·경제·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데 역내 국가들의 정치적인 동의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와 정치인의 결단이 아주 중요하다. 무엇보다 슈퍼그리드 구축은 역내 모든 국가에 이익이 돌아가야 하기에 이를 위한 컨트롤 센터를 마련하는 등 많은 협의가 필요하다. 계획대로만 되다면 경제적 이익은 물론 동북아 평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북한에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 한국과 협력 계획은.

문재인 대통령이 몽골 대통령에게 슈퍼그리드 계획을 조언하고 중국과 협의하는 등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몽골 정부도 한국전력공사,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 중이며 슈퍼그리드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오는 8월에는 울란바토르에서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와 ‘아시아태평양 재생에너지 포럼’도 개최한다. 또한 몽골에너지규제위원회는 지난해 부산 재생에너지 포럼에도 참여했고 현재 한전KDN이 신공항 인근에 50MW 태양광발전 사업 진출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한국에너지공단과 몽골 에너지자립마을 조성에 진출할 한국 지역기업을 모집 하는 등 한국과 슈퍼그리드는 물론 재생에너지 전반에 걸쳐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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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너지규제위원회. (사진=에너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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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너지규제위원회. (사진=에너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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