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오르니 ‘유류세 인하’ 관련 청와대 청원 급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7.21 22:49

‘기름값’ 검색 무려 300여건…유류세 관련 청원도 70여건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표시된 유가정보. (사진=연합)


"기름값 세금 내려주세요", "기름값의 60%를 차지하는 유류세를 낮춰주세요", "최저임금만 오르면 뭐합니까. 기름값 세금으로 왕창 뜯어가면서…"

"휘발유 소비자 가격중 유류세가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말로만 서민을 위한다고 하지 말고 느낄 수 있게 유류세를 인하해 주세요."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기름값 관련 청원들이다. ‘기름값’을 키워드로 검색하니 무려 350여건의 국민청원이 검색되고, ‘유류세’ 역시 70여건의 국민청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오르자 유류세 인하를 주문하는 국민청원이 급상승하고 있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7월 셋째주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리터당 평균 1.7원 오른 1611.6원을 기록했다. 3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지난달 둘째주에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인 1610.1원을 갈아치웠다. 이는 2014년 12월 넷째주 기록한 1620원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최근 3년간 최저점이었던 2016년 3월 둘째주 1340.4원과 비교하면 무려 20.2%나 올랐다. 경유 역시 전주보다 1.8원 오른 1412.6원에 달하면서 2014년 12월 넷째주 기록했던 1431.3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실내 등유도 1.6원 상승한 942.7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가격에 판매됐다.


기름값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기름값 관련 청원들.

휘발유 1리터에 붙는 세금은 교통에너지환경세(리터당 529원), 주행세(교통세의 26%·137.54원), 교육세(교통세의 15%·79.35원), 부가세(세전판매가격+제세금의 10%), 관세(석유수입가격의 3%), 수입부과금(리터당 16원) 등이다. 경유의 교통에너지환경세는 리터당 375원이고, 등유나 액화석유가스(LPG) 등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 대신 개별소비세가 붙고, LPG에는 판매부과금이 붙기도 한다. 휘발유 1리터당 무려 800원이 넘는 세금이 붙는 것이다.

휘발유와 경유에 적용되는 교통에너지환경 기본 세율은 리터당 각각 475원과 340원인데 529원과 375원으로 늘어나는 것은 플러스(+) 탄력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교통에너지환경세에는 기본세율의 30% 이내에서 조정이 가능한 탄력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 세율 조정의 전제 조건에는 유가 안정 등이 포함되지 않고, ‘국민경제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교통시설 확충 대중교통 육성 사업, 에너지·자원 관련 사업, 환경 보전·개선사업이나 유가 변동에 따른 지원 사업에 필요한 재원 조달과 해당 물품의 수급상 필요한 경우’로 못박고 있다.

또 우리나라는 1, 2차 에너지 세제 개편을 거치면서 휘발유 가격을 100으로 기준 삼아 경유와 LPG 등 수송 연료 가격을 설정하고 있다. 수송연료 가격의 설정 기준점이 되는 휘발유 세금을 내리면 경유와 LPG 세금까지 줄줄이 인하되는 구조다. 기름값으로 막대한 세금을 거둬들이는 정부는 세수가 줄어드는 것이 두려워 유류세를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유류세 징수 구조를 지적하는 청원자도 있었다. 한 청원자는 "정부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며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유류세율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국가간 국민소득이 반영되지 않은 단순 비교라는 점에서 정부가 스스로에게 유리하게 사용하는 자료"라고 주장했다. 선진국과의 국민소득을 비교하면 우리 국민이 월등하게 높은 유류세를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류세가 간접세로 부과되면서 2011년에 17조9100억원이던 징수액이 2016년에는 23조73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나는 등 손쉽게 세금을 거둘 수 있다는 점, 석유제품에 부과되는 세금에 교육세가 왜 매겨지는지, OECD 국가들도 징수하지 않는 주행세는 왜 거두고 있는지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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