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수소전기차 키’ 누구에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2.13 14:46

▲11일 충북 충주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공장 신축공사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수소전기차 분야에 ‘통큰 투자’를 결정한 가운데 해당 사업을 이끌 핵심 임원으로 누구를 선택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소차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주요 계열사 부회장·사장단에 대한 대규모 쇄신 인사까지 단행해 업무 분담이 필요한 시점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전날 인사를 통해 주요 계열사 부회장과 사장단의 ‘세대 교체’를 시도했다. 연구개발담당 양웅철 부회장과 연구개발본부장 권문식 부회장이 2선으로 물러난 것이 눈에 띈다. 양 부회장과 권 부회장은 1954년생으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기술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특히 권 부회장의 경우 수소전기차 사업을 초기 단계부터 설계한 장본인이다.

이에 따라 정 수석부회장도 수소전기차의 차세대 책임자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표면적으로는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이 관련 사업을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최초로 외국인을 연구개발본부장 자리에 임명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철저히 능력 위주로 인사를 단행한 만큼 수소전기차 연구개발 및 보급에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다만 비어만 사장은 BMW 등 브랜드에서 고성능차 개발 등을 주도했다는 점에 시선을 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내연기관차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실력을 지닌 만큼 수소전기차에서는 ‘조력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김세훈 연료전지사업부장 등 실무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전기차 보급을 위해서는 정부 등과 협력이 절실한 만큼 정 수석부회장이 대관업무의 ‘키맨’으로 삼은 임원도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일단 그간 확실히 능력을 인정받았던 정진행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한전 부지 신사옥 건설 등을 주도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전반적인 대관 업무를 병행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공영운 신임 전략기획담당 사장에게 맡길 역할에도 이목이 모인다. 홍보 임원을 역임하며 능력을 입증한 공 사장은 승진과 함께 정진행 부회장의 후임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넓은 보폭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대모비스로 자리를 옮긴 박정국 사장도 주요 인물이다. 현재 그룹의 수소전기차 관련 기술개발을 현대모비스 충주 공장에서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사업부를 분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변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최근 중국 및 해외사업 부문의 대규모 임원 인사에 이어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인적 쇄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라며 "특히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경영진들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함으로써 대대적인 인적 쇄신 속에서도 안정감과 균형감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번 인사에 앞서 수소전기차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FCEV 비전 2030’을 공개했다. 올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 등에 7조 6000억 원을 투자하고 5만 1000여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게 골자다. 정 수석부회장이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중장기 로드맵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올 2030년 국내에서 연간 기준으로 수소전기차 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약 124곳의 주요 부품 협력사와 힘을 모은다. 연간 3000대 규모인 현재 수소전기차 생산 능력을 2020년에는 약 4배 수준인 1만 1000대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정 수석부회장은 내년부터 2년 동안 우선적으로 3000억 원 가량을 이 분야에 투자한다.

정 수석부회장의 목표대로 2030년 국내 50만대 수소전기차 생산체제가 현실화될 경우 그에 따른 연간 경제효과는 약 25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간접 고용을 모두 포함한 취업유발 효과(한국은행 차량용 취업유발계수 적용)는 약 22만명으로 예상된다.



여헌우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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