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의결권, 신중한 검토 필요…'1주 1의결권' 투자자 보호에 적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2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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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여의도에서 CFA한국협회 주관으로 차등의결권제도(Dual Class Shares)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한수린 기자)

[에너지경제신문=한수린 기자] 1주당 의결권에 차이를 주는 차등의결권제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초기 벤처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해 육성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과 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CFA(국제공인재무분석사)협회는 ‘1주 1의결권’이 좋은 기업 지배구조의 기초가 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CFA한국협회에서 주관한 차등의결권제도(Dual Class Shares) 관련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이자리에서 CFA협회는 ‘1주 1의결권’ 원칙에서 벗어나려는 제안은 투자자 보호를 약화시키고 지나친 경영권 보호와 도덕적 해이와 같은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등의결권은 일부 주주, 주로 창업자의 주식 보유에 비해 회사를 지배할 수 있는 강한 복수의 의결권을 제공하는 제도다.

CFA협회 록키 텅 자본시장정책국장은 "미국과 캐나다의 사례를 보면, 차등의결권구조를 가진 일부 기업의 경험은 그런 회사들이 어떻게 투자자들에게 해를 끼쳤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며 "따라서 차등의결권 상장을 허용하는 시장의 경우, 그러한 주식 보유 구조에 직면하여 투자자 보호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수한 의결권을 요구하는 시간 기반의 일몰 조항, 사건 기반의 일몰 조항, 그리고 최대 투표권 차이의 제한은 거래소에 필요한 핵심 조치다"라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에서 한국상공회의소 강석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차등의결권제도가 국내 시장에 적합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강 이코노미스트는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지만 차등의결권 구조에서 주주권 침해와 같은 문제도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고 시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등의결권은 중소기업과 벤처 자금으로만 제한해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래야 자본 시장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회예산처 진익 경제분석실장은 차등의결권제도 도입에는 잠재적 이익과 비용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진 실장은 "우선주를 거래한 경험으로 볼 때 국내 시장에는 의결권 프리미엄이 존재한다"며 "한국에서 차등의결권을 허용하는 문제는 관심을 끌지만, 정책입안자들이 차등의결권을 허용하기로 결정한다면 입법부 수준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에서는 토론 활성화를 위해 객관적인 연구를 계속하겠지만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진 실장은 "DCS가 도입되어도 벤처기업 육성이나 상속세 회피 등을 염두에 두고 DCS를 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경영자와 투자자의 신뢰의 문제로 DCS의 여부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브라자산운용 이원일 대표는 DCS가 투자자들을 위해서 제대로 설계되지 않은 주식 보유 구조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대표는 "발행자가 DCS를 추진하기 위한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주주들의 압력을 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나 주주 행동주의는 확실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주주들의 관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거래소가 DCS 상장을 금지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신진영 교수는 "새로운 경제가 DCS 구조를 갖는 데는 몇 가지 이점이 있을 수 있지만, 잠재적 위험이 장기적으로 이득보다 더 클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과 기타 APAC지역에서 경영권의 참호구축행위(entrenchment)에 대한 우려가 있어 특정 주주들에게 더 큰 권한을 부여하며 동시에 나머지 주주들의 권한을 줄어들게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수린 기자 hsl9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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