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정책에 장관 후보자 자격논란...文정부, 민심잡기 '먼산'

송재석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3.16 09:35

신용카드 소득공제, 들끓는 여론에 일몰 연장
일감몰아주기 과세 면제는 '공정위' 반발에 없던일로
장관 후보자, 부동산 투기-위장전입 논란은 필수
'경제문제 해결의지 부족' 문대통령 지지율 취임 후 최저치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


집권 3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가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오락가락 정책을 펼치면서 국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각 부처가 불협화음을 내면서 신용카드 공제축소 등 기존에 공언한 정책을 '없던 일'로 만드는 것은 물론 일감 몰아주기 과세 면제 역시 공정거래위원회의 반발로 철회하면서 정부가 과연 경제 살리기에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최근 국민들이 체감할 정책성과를 거두겠다는 목표로 야심차게 지명한 장관 후보자들은 '부동산 투기', '이중국적'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던 촛불 민심마저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 부처 간 불협화음, 정책 뒤집기 언제까지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는 부처 간 소통 부족과 엇박자로 국민들이 혼란을 느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신용카드 사용액 소득공제 제도는 1999년 9월 소득세법 개정안에 처음 담겼다. 애초엔 2002년 11월 30일에 없어질 예정이었지만 '월급쟁이' 반발에 부딪혀 1∼3년씩 연장돼 지금에 이르렀다. 

그 사이 공제 혜택도 여러 차례 변경됐다. 처음에는 총 급여의 10%를 초과하는 지출을 대상으로 300만원 한도에서 초과 금액의 10%를 공제했지만, 2010년대 들어서는 소득공제 문턱을 총급여의 25%로 높이고 공제율을 15%로 내렸다.

이 과정에서 '지하경제 양성화' 등 제도 도입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는 평가가 나오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를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이달 4일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 취지가 어느 정도 이뤄진 제도는 축소 방안을 검토하는 등 비과세·감면제도 전반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당과 야당 등 정치권과 여론은 들끓었다. 정부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지도 않고 무리하게 소득공제를 폐지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지난 13일 열린 당·정·청은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을 3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일감 몰아주기 과세 면제 방안은 오락가락 정책과 정부 부처 간 엇박자의 '총 결합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재부는 기업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특수 관계 법인과의 내부 거래라고 해도 해당 기업이 특허와 같은 독점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거래하고 있다면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면제하는 내용이 담긴 2018년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올해 초에 입법 예고했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은 총수일가 등이 지분을 보유한 특수관계법인과의 매출액이 정상거래비율(대기업 30%, 중견기업 40%, 중소기업 50%)을 넘으면 지배주주에게 증여세를 매기도록 한다.

하지만 특수관계법인이 특허와 같은 독점 기술을 가졌기에 어쩔 수 없이 거래하는 때에도 기준을 넘어서면 예외 없이 증여세가 부과돼 재계의 반발과 국회의 지적이 이어졌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내야하는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공장을 해외로 옮기며 일자리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기재부 측의 설명이었다. 그러자 이번엔 공정거래위원회가 강하게 반발했다. 공정위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과세 범위 매출액을 줄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또 공정위가 추진하고 있는 일감 몰아주기 근절 정책과 상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결국 기재부는 공정위 의견을 반영해 특허 보유에 따른 거래 실태조사 등 현황 분석을 거쳐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드디어 '규제'가 완화된다고 기대하던 기업들은 허탈감에 빠졌다.

작년 11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현 신임 주중대사)이 퇴진한 것도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정책을 두고 불협화음 논란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이렇듯 정부가 여론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부처 간의 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어'하면 취소하고 '아' 하면 추진하는 일관성 없는 정책들을 잇달아 펼치면서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정부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제 완화, 제도 폐지 등 국가 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꼼꼼하고도 치밀한 현장 조사의 의견 수렴 등이 전제가 돼야 하는데 이를 싹 무시하고 각 부처, 정책 수장들 입맛에만 맞추다보니 국가 정책이 '산'으로 가고 있다는 의미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최정호 전 전라북도 정무부지사가 8일 서울 정동 국토전시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




◇ 장관의 필수 덕목은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장관을 임명하는데 있어서도 '답답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동력에 고삐를 조이고 국민들이 체감할 정책성과를 거두기 위해 지난 8일 취임 이후 가장 큰 폭의 내각을 단행했다. 

문제는 그간 장관 후보자로 오른 인물 가운데 장관이라는 단어에 맞는 깨끗한 인물들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가장 뜨거운 인물은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다.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다주택 보유는 물론 꼼수 증여, 세종 펜트하우스 분양 등의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서 '부동산 재테크의 모범사례'라는 조롱 섞인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최 후보자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엘스(59.97㎡)와 분당 정자동 상록마을라이프2단지(84.78㎡) 등 2채를 갖고 있다가 장관 후보자 지명이 알려지기 직전에 분당 아파트를 딸에게 증여해 1주택자가 됐다. 그러다 다시 이틀 뒤 해당 아파트를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60만원의 계약을 맺고 살고 있어 ‘꼼수 증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 최 후보자가 인사 청문회를 의식해 서둘러 증여를 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SNS에 올린 글이 부메랑처럼 김 후보자의 발목을 잡았다. 가령 그는 2015년 당시 천안함 폭침 5주기를 맞아 야당 대표로 강화도 해병대대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 "군복 입고 쇼나 하고 있다"고 조롱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했고, 이듬해에는 추미애 당시 민주당 대표를 향해 '감염된 좀비'라고 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씹다 버린 껌'으로 비유했다. 이에 유연하고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한 남북관계 주무 장관에 '막말'을 일삼는 김 후보자가 적합한지 논란이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김 후보자는 장관이 돼서는 안 된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장남의 이중 국적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박 후보자의 아들 이모 씨는 1998년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 국적 보유자인 아버지를 따라 이중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씨는 현재 만 20세로, 22세 이전까지는 하나이 국적을 택해야 한다. 한국 국적을 선택하면 병역 의무도 생긴다. 

이렇듯 상당수의 장관 후보자에 '결함'이 발견되면서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7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후보자 말고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딸의 위장전입 논란으로 곤혹을 치렀고,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위장전입, 장남 명의를 도용한 아파트 투기 등 온갖 논란에 휩싸였다. 


◇ "앞이 안보여"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 취임 후 최저치

정책 수장들의 잇단 자격 미달과 소통 부족으로 대한민국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 답답한 현실이 계속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44%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46%로, 긍정률을 2%포인트 넘어섰다.

부정 평가 요인으로는 경제·민생문제 해결 부족이 32%로 가장 컸고 친북 성향(24%) 등도 언급됐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북한과 관계 개선(20%), 외교 잘함(16%) 등이 거론됐다.

앞으로 1년간 한국 경기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51%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좋아질 것'이란 응답은 14%에 불과했고 30%는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살림살이에 대해서는 32%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고 15%만이 '좋아질 것', 50%는 '비슷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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