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기업은행장 ‘미스터 동반자금융’ 됐다…해외까지 찾아가 중소기업 지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3.20 17:11

매년 순이익 사상최대 달성에 해외보폭 확장
노조와 '노동이사제' 갈등은 부담



김도진

▲IBK기업은행, 김도진 기업은행장.(사진=기업은행)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올해 임기 마무리를 앞두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 행장은 2016년 12월 취임 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우수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취임 후 중소기업을 돕는 ‘동반자금융’을 기업은행의 새로운 역할로 제시한 그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업은행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하나 둘 실현해 나가고 있다. 다만 현재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하며 금융위원회와 마찰을 빚고 있는 데다 경영진에도 노동이사제 도입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이를 잘 조율해야 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은 1조7643억원으로 전년인 2017년 1조5085억원에 비해 17% 늘었다. 자회사를 뺀 기업은행만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5110억원으로 전년의 1조3141억원보다 15% 증가했다.

기업은행은 매년 순이익이 늘어나며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김 행장이 취임한 후인 2017년 연결 기준 순이익은 전년의 1조1646억원보다 29.5%나 늘었다. 순이자이익과 자회사이익과 비이자이익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도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손충당금은 전년보다 9.7% 개선된 1조4553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3년 내 최저 수준을 보이는 등 건전성도 개선되고 있다.

무엇보다 김 행장이 취임 후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내세운 동반자금융을 하나 둘 실현하고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전년말보다 9조2000억원(6.5%) 늘어난 15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 간 중소기업대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으나 기업은행은 약 23%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중소기업대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동반자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해외보폭도 확대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2017년 12월말 기준 해외점포수는 11개국에 27개점 규모였으나, 올해 2월말 기준 진출국은 12개국, 점포수는 58개점으로 확대되면서 해외 점포망이 2배 이상 늘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 1개 지점을 더 개점한 데다 인도네시아에서 17개 영업점을 보유한 아그리스(Agris)은행과 13개 영업점을 보유한 미트라니아가(Mitraniaga)은행을 인수하면서 해외 점포수가 대거 증가했다. 

그는 기존 진출국인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 필리핀 등에 이어 올해는 인도네시아, 미얀마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해 ‘IBK 동아시아벨트’ 구축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유럽, 남미, 호주 등 중소기업 진출이 많지 않거나 진출 규제가 있는 지역으로도 영토를 확장한다. 이를 위해 17개 해외 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약 3억6000만달러 규모의 현지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행장은 이달 4~9일 폴란드를 찾아 폴란드 진출기업을 방문하고 기업은행의 진출 후보지 등을 검토했다. 또 독일과 영국을 찾아 해외 기관 투자자들을 만나고 해외 핀테크와 스마트팩토리 등 육성기관을 찾아 이들의 노하우를 직접 확인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 중소기업 진출이 활발한 아시아지역 등에 법인과 지점을 설립하는 ‘직접진출’과 제휴를 맺고 현지금융을 지원하는 ‘간접진출’ 투트랙 전략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자신이 강조한 ‘동반자금융 달성’에는 성큼 다가갔다는 분석이지만 현재 노동이사제 도입을 두고 기업은행 노조와 금융위가 충돌하는 모습을 빚고 있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노조가 올해 처음 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하며 박창완 금융위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을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지만 기업은행은 이를 무시하고 신충식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금융위의 입김이 작용했다며 금융위에 자신들이 추천한 후보를 임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한 관계자는 "노동이사제가 필요하다는 점은 은행 경영진 측에도 계속 얘기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노조 추천 이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정관 변경 등 추가 조치를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외이사 선임 후 신임 사외이사 선임 시기는 2021년인 만큼 노동이사제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김 행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만료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경기 둔화 우려가 있지만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적극적인 중소기업 지원 역할을 다하고, 체계적인 건전성 관리를 통해 내실 성장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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