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수주전 곳곳서 ‘치열’…"나 살고, 너 죽자"

석남식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3.31 12:09

정부 규제로 먹거리 줄자 사업장 규모 따지지 않고 경쟁
중견 건설사들, 대형 건설사 피한 틈새전략 마련에 고심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석남식 기자] 정부의 재개발·재건축 규제 강화로 정비업계가 먹거리 찾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형 사업장 뿐만 아니라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수주전이 벌어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발주 물량 감소로 인해 사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수주전에 뛰어들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브랜드 파워에서 밀리는 중견 건설사들은 대형 건설사와의 경쟁을 피할 수 있는 사업지 발굴에 나서는 등 틈새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재개발·재건축 수주를 놓고 1000가구 이상 대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대규모 사업장은 물론 200가구 미만의 소규모사업지에도 다수의 건설사가 출사표 내밀며 곳곳에서 불꽃 튀는 수주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재개발 사업지 중 그나마 대규모 사업지로 꼽히는 서울 성북구 장위6구역 재개발 사업은 대형 건설사들이 맞붙었다.

지난 25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서울 장위6구역 재개발 사업에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맞붙게 돼 빅매치를 앞두고 있다.

장위6구역 재개발은 성북구 장위동 25-55번지 일대에 1637가구를 신축하는 대형 사업지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 예정가격은 3231억원에 달한다. 사업지가 지하철 1ㆍ6호선 석계역 역세권 입지를 자랑하는 만큼 대형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여온 곳이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지난 2017년 신반포15차 재건축에 이어 약 2년만에 다시 승부를 벌이게 됐다. 4월 28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통해 최종 승자가 가려질 예정이다.

다음달 13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시공사 선정이 결정날 서울 잠원동 훼미리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은 포스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 3개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잠원 훼미리아파트는 1992년 입주해 올해로 27년이 경과한 단지로 15층짜리 2개동 및 18층짜리 1개동 등 총 3개동, 288가구 규모다. 이 아파트는 이미 용적률 274%로 조성돼 있어 재건축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리모델링 사업 추진 단지로 결정됐다.

시공사 선정 날짜가 다가오자 입찰 참가 3사들은 최근 저마다 특화 설계 등 시공능력을 총동원하며 마케팅을 한층 강화하는 등 사활을 걸고 있다.

대규모 사업지 뿐만 아니라 소규모 사업지에서도 수주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서울 대도연립 소규모재건축 사업에는 호반건설과 KCC건설, 신한종합건설 등 중견 건설사 3곳이 도전장을 던졌다. 이 사업은 금천구 시흥대로 73(시흥3동) 일대 7293.2㎡에 용적률 249.98%, 건폐율 23.61%를 적용한 공동주택 199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할 계획이다.

종전에는 이 같은 소규모 재건축과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에는 건설사들의 참여가 많지 않았다. 추진되는 사업지가 제한적인 데다 일반분양 가구수가 적어 사업성이 낮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발주 물량이 줄고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 물량을 휩쓸면서 중견 건설사들로서는 소규모 사업지라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파워에 밀린 재개발 사업지도 있다. 지난 24일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린 대전 대사동1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동부건설이 대형사인 GS건설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GS건설이 동부건설에 비해 높은 공사비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인지도와 빠른 사업 추진 일정 등 ‘대형사 프리미엄’이 작용하며 수주를 따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강화로 먹거리가 부족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사업지 규모를 가리지 않고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브랜드 파워에서 밀리는 중견 건설사들은 대형사와 경쟁을 피한 사업지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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