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은 5G급?... 국민연금, 한진칼 매도에 주가 '풀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4.17 18:21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국민연금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 고공행진하던 한진칼 주식에 찬물을 끼얹었다. 국민연금 위탁운용사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한진칼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칼은 전일 대비 대비 6.49% 내린 3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진칼 주가는 이달 5일 2만5200원에서 12일 4만4100원으로 70% 넘게 급등했다. 조 회장의 별세 이후 오너일가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그러나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한진칼 지분을 축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도 2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월 이후 수차례에 걸쳐 한진칼 주식 79만3758주를 팔아치웠다. 그 결과 국민연금의 한진칼 지분율은 2월 1일 6.7%에서 5.36%로 낮아졌다. 

▲한진칼 주가 추이.


국민연금이 한진칼을 대상으로 차익을 실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말까지만 해도 한진칼 지분 7.34%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올해 2월 1일에는 이를 6.7%로 축소했다. 지난해 11월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의 경영참여로 한진칼의 주주가치가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오르자 주식을 팔아치우며 발빠르게 현금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조 회장 별세 이후 연금사회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때맞춰 지분율을 낮췄다는 관측도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말 한진칼 주총에서 경영참여 주주권을 최소한의 수준으로 행사하기로 하고, 주주제안을 통해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때 그 자는 결원으로 본다’는 내용의 정관변경을 제안했다. 해당 안건은 결국 부결됐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조 회장의 별세 이후 국민연금의 주주제안을 거론하며 정부가 국민연금을 이용해 연금사회주의를 추구했다고 비판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마침 여론이 신경쓰이던 차에 주가가 오르니 지분율을 낮출 명분은 만들어졌다고 판단했을 것이다"며 "지분율 축소로 연금사회주의 논란을 불식함과 동시에 차익도 실현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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