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1조6000억 투입 경영정상화 총력전...연내매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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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사진=연합) |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의 연내 매각을 위해 자금지원 등 각종 당근책을 발표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주인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그간 아시아나항공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던 우선주의 주가가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한화우는 전일 대비 8.1% 오른 5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한화케미칼우와 한화투자증권우는 전일 대비 각각 13.69%, 13.25% 하락했다.
CJ그룹 계열사인 CJ씨푸드1우는 전일 대비 0.94% 오른 5만3800원에 마감한 반면 CJ우는 6.52% 하락한 6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매각 대상자인 아시아나항공도 전일 대비 5.97% 내린 7720원에 마감했다.
이는 전일까지만 해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인수·매각 기대감에 주가가 일제히 10% 이상 급등했던 것과 상반된 행보다. 이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자본 확충과 유동성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영구채 5000억원, 한도대출(크레딧 라인) 30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익성 낮은 노선을 폐쇄하는 등 경영 개선 방안을 이행하며 올해 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인수합병(M&A)도 병행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의 이란산 원유 제재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돼 주가에 반영됐다. 미국은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관련 한국 등 8개국에 대한 한시적 제재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다. 항공주의 경우 전체 영업비용 가운데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30%로 높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오르면 원가 부담이 높아져 실적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즉 채권단이 대규모 자금 지원으로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한다고 해도 항공업계 경쟁 심화, 국제유가 등 대내외적인 리스크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등 재무구조 개선 여부도 달라질 수 있어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국제유가 등 대내외적으로 항공업에 대한 리스크가 있어 이날 채권단 발표 만으로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며 "최근 증시 자체가 기대감 있을 때 주가가 막 오르다가 정작 발표되면 빠지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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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투자업계에서는 한화그룹, CJ그룹, SK그룹 등 대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한화는 작년 말 기준 현금, 예금, 기타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등을 포함해 총 3조4892억원에 달하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생명, 한화케미칼 등 계열사까지 합치면 현금성 자산은 총 8조9156억원에 달한다. 특히 한화가 지난 19일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CJ그룹 역시 지난해 CJ헬스케어를 매각한데 이어 CJ헬로 매각도 추진 중인 만큼 매각 대금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투입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CJ는 작년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 1조6366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CJ그룹 계열사의 현금성자산은 3조원대로 한화그룹보다는 다소 규모가 작지만 물류업 시너지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
다만 SK그룹은 작년 말 기준 총 22조4562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군에서 다소 멀어진 모습이다. SK그룹은 손자회사 규정 등을 이유로 계속해서 매각을 부인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