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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S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여파가 가뜩이나 어려운 테슬라를 더 깊은 늪으로 끌어드리는 모양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악관은 중국에서 조립되는 테슬라 오토파일럿 ECU 모듈에 대한 면세 면제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지난달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 본사에서 열린 '테슬라 자율주행차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완전자율주행(FSD) 칩셋' 등 자율주행차량의 '두뇌' 역할을 할 하드웨어들을 공개했다. 이 하드웨어들이 모여있는 장치가 ECU모듈이다.
테슬라는 해당 모듈을 대만 콴타컴퓨터 상하이 공장에서 조립 생산하기로 결정하고 미국정부에 면세 면제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해 25%에 이르는 면세를 지급해야할 처지에 처했다.
◇ 흔들리는 저가 전기차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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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3 |
이번 결정은 가뜩이나 수익성 악화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테슬라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3만달러 수준의 저가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이루어진 모델 S와 X의 구동 부문 업그레이드도 배터리 등의 부분을 바꾸기보다는 AC인덕션 모터를 영구자석 모터로 변경해 효율성을 높여 주행거리를 증가시켰다.
또한 최근 공개된 FSD칩셋도 CPU에 인공지능 추론을 제외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 연산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고가의 고대역폭 메모리를 사용하지 않고 성능이 떨어지지만 저렴한 LPDDR4를 사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
이런 테슬라의 기술개발 노력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 부과로 빛이 바랬다.
◇ Made in China 2025가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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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X |
이번 미국정부의 결정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중국의 제조업 전환 전략인 'Made in China 2025'이다.
중국정부는 AI, 전기자동차, 로봇 분야 등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제조업 분야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해당 전략이 미국 IT기업과 자동차 회사에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테슬라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만큼 오토파일넛 ECU 3.0 생산 일정과 생산량을 맞춰 줄 미국 제조사를 찾지 못했다"며 "새로운 오토파일럿 컴퓨터 생산을 결정하고 개발과 생산까지 6개월이 걸렸다. 이렇게 압축된 일정에서 경험이 없는 공급업체를 선정했을 경우 프로그램을 18개월이나 지연시켰을 것"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한 "새로운 ECU의 부품 중 75%은 중국의 외부에서 생산된다"며 면세 면제의 거부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실제로 핵심부분인 FSD의 경우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런 테슬라의 호소에도 미국정부는 요지부동이다.
미국 무역 대표부(USTR)은 해당 모듈 생산이 중국의 'Made in China 2025'와 다른 중국의 산업 프로그램과 연관이 있기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USTR은 비용증가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새로운 공급업체를 확보하거나 고객에게 비용을 추가로 받는 등의 방식을 취해야 한다"며 완고한 입장을 표했다.
한편 테슬라는 1분기 중국, 인도 시장에 차량인도가 지연되면서 실적이 급락했다.
또한 자금난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져 지난해 6월부터 올해 초까지 6750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미국 네바다주에 짓고 있던 대형 배터리 공장의 확장 계획도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또 다른 악재를 만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