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유진투자증권은 다음달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원유 증산 결정이 나올 경우 정유, 유틸리티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미국이 이란 핵합의 탈퇴를 일방적으로 선언한 뒤 주요국의 이란 원유 수입량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며 "이란과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으며, 최근 종교적 대립 관계에 있는 사우디 유전 인프라에 공격을 가해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질유 비중이 높은 사우디의 생산 리스크가 커지면서 유가 상승 압박이 부각되고 있다"며 "원유 선물은 백워데이션(수급이슈로 근월물 가격이 원월물 가격보다 높은 비정상적인 상황)을 지속하고 있고 미국의 경질유 생산은 하반기 미드스트림 인프라의 순차적인 완공으로 확대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이 브렌트유의 투기적 포지션은 상승하고 있고, WTI는 하락 반전했다. 브렌트유-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스프레드도 배럴당 9.3달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황 연구원은 "이로 인해 두바이유 투입량이 70%를 상회하는 국내 정유사들의 원재료 비용 부담도 지속될 것이다"며 "미국의 대규모 정기보수가 상반기를 끝으로 종료되는 만큼 미국 정유사들의 가동률 상승, 가솔린 등 제품가격 횡보, 원재료 가격 상승, 정제마진 하락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화학 업체들도 석탄(메탄올), 가스(에탄) 대비 원유(납사)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는 한 마진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다음달 OPEC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증산을 실시해야 두바이유와 WTI 간의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공급 원료(Feedstock) 불확실성도 해소돼 정유, 화학 기업들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틸리티 역시 다음달 OPEC에서 증산이 결정되는 쪽이 더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3차 에너지기본계획 가안에 의하면 중장기적으로 연료비와 외부비용을 적기에 반영하는 요금제도 개편이 실시될 것"이라며 "다만 도입시기가 모호한 가운데 요금에 대한 여론, 정부정책 방향을 고려하면 연료비가 대폭 감소해야 시기 적절하게 전기요금 원가연동제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스산업도 도매요금 동결로 미수금이 늘어나고 있고, 국내 도입 가스 가격이 JCC에 연동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달 OPEC 회의에서 증산이 결정돼야 원가연동제가 무난하게 부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황 연구원은 "결국 국내의 요금제도도 외생변수에 의해 결정되므로 이래저래 6월이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