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성적 좋아도 방심 금물…저조한 계약실적 ‘우후죽순’

오세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5.20 16:21

▲서울 시내 모 건설사의 견본주택을 방문한 내방객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오세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청약 경쟁률=계약률’ 공식이 깨지는 모습이다. 청약 경쟁률이 높아도 부적격자나 계약포기자로 인해 미계약 물량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이유는 분양가인 것으로 파악됐다. 분양가가 9억원을 넘을 경우 중도금 대출에 제한이 있고, 9억원을 넘지 않더라도 최대 가능한 대출 금액은 40%에 그친다. 현금을 쥐고 있는 자만이 순탄하게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서울의 신규 단지 가운데 절반이 9억원 초과 분양가로 공급돼 저조한 계약 실적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제역 해링턴플레이스’의 경우 일반분양의 41%에 달하는 174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쏟아져 화제에 올랐다. 단지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1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9억원 이하의 물량이더라도 분양가에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분양가가 9억원을 넘지않는 물량에 당첨되더라도 대출을 이용해 마련할 수 있는 금액한도는 40%에 그치기 때문이다. 최소 5억원 상당의 현금을 갖고 있지 않다면 계약까지 이어가기는 어렵다.

때문에 청약 경쟁률이 높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실정이다. 부적격자가 아니더라도 계약을 포기하는 당첨자들로 인해 계약률이 청약률보다 저조하기 때문이다.

평균 경쟁률 13.40대 1을 기록한 ‘안양 평촌 래미안푸르지오’도 계약 포기자가 발생했다. 정당 당첨자와 예비 당첨자(모집가구수의 40%)를 대상으로 계약을 마친 결과 194명이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첨자 대부분이 분양가가 주변 시세 수준으로 책정되자 시세차익이 어렵다고 여겨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분석됐다. 평촌 래미안푸르지오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2050만원으로 주변 시세 수준에 분양됐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20일 서울 아파트 분양가 상승 원인에 대해 "1차적 원인으로 지난해까지 매매가격이 상승하고 수요자들이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높은 선호도로 양호한 청약실적을 올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대량 택지지구 조성으로 공공이 직접 분양가를 책정하고 분양에 나서니 분양가를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서울에서는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이어 "서울의 경우 재개발ㆍ재건축 등의 사업방식이 아파트 분양에 주를 이루고 있어 고분양가 자제에 조합들의 협조가 쉽지 않은 것도 분양가 상승 원인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약성적에 비해 저조한 계약실적이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분양가격 책정 전략과 기조가 현재와 같은 흐름으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서울의 신규 공급 아파트 분양가는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에서 분양되는 민간아파트 가운데 9억원을 넘는 단지의 비율이 4년 전부터 늘어나면서 현재 절반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은 이날 서울에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5년 12.9%에 불과했던 분양가 9억원 초과인 아파트가 올해 48.8%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주로 강남권에 모습을 드러내던 9억원 초과 아파트는 1년 사이 서울 전역에 자리잡는 모양새다. 지난해 강남3구를 중심으로 분양됐던 것에 비해 올해에는 한강 이북 지역을 위주로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의 90%가 강남 3구에 분양됐다. 반면 올해 한강이북 서울지역의 비중이 73.6%로 늘었다.

강남3구 민간분양아파트 가운데 분양가 9억원 초과 비중은 지난해 92.2%로 정점을 기록했다. 올해 76.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강 이북 서울지역의 경우 지난해까지 10% 미만이었으나 올해 45.4%로 비중이 증가했다. 직방에 따르면 마포·용산·성동·광진 외에도 서대문과 동대문 등 도심으로도 분양가 9억원 초과 공급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