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보험’ 1위 된 메리츠화재...30세까지 가입 받아주자 현대해상 제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6.12 18:14

GA 통한 공격적 영업·20대 사회초년생 공략 성과
어린이보험 변질 논란 있지만 장기고객 확보 효자

▲(사진=메리츠화재)


[에너지경제신문=허재영 기자] 보험사들이 어린이보험 판매 경쟁에 뛰어들면서 대부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낮추고 보장범위를 늘린 영향이다. 이 가운데 메리츠화재는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던 현대해상을 제치고 선두로 도약했다. 이는 독립법인대리점(GA)을 대상으로 한 공격적인 영업 정책과 더불어 20대를 효과적으로 집중 공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어린이보험이 '어른이보험'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메리츠화재의 어린이보험 판매건수는 11만9460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29.7% 증가했다. 판매금액도 102억57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9.4% 늘었다. 이로 인해 메리츠화재는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1위를 수성해왔던 현대해상을 제치고 판매 선두를 차지했다.

메리츠화재의 판매 호조 배경에는 GA를 통한 공격적인 영업 전략이 꼽힌다. 메리츠화재는 GA채널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보험사다. 또한 보험가입 가능 연령을 확대하면서 20대 사회 초년생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영향도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어린이보험은 주력 상품 중 하나로 현재 GA채널 뿐만 아니라 다른 채널에서도 판매가 호조세에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보험은 자녀의 질병, 상해 등 의료비나 일상생활 중 각종 배상책임 등을 대비한 상품이다. 성인이 될 때까지 오랫동안 가입자를 묶어 둘 수 있어 장기 가입자 확보에 용이하며 미래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다. 보험사들은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산으로 인해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가입연령을 30세까지 확대하고 보장범위도 늘리면서 본격적인 가입자 유치경쟁에 나섰다.

이로 인해 어린이보험 시장은 급격히 성장했다. 올해 1~4월 상위 5개 손해보험사들의 어린이보험 판매건수와 판매금액은 3만 6450건, 273억7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2%, 30.4% 증가했다. 메리츠화재 외에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도 어린이보험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DB손보의 1~4월 어린이보험 판매건수는 7만5908건으로 전년 대비 93.5% 급증했고, 판매금액도 58억9500만원으로 110% 늘어났다. KB손보도 판매건수 4만788건, 판매금액 34억6000만원으로 각각 24.2%, 24.6% 증가했다.

반면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전통의 강호라 불렸던 현대해상은 역성장했다. 올 1~4월 현대해상의 어린이보험 판매건수는 8만3515건으로 전년 대비 8.4% 감소했고, 판매금액도 64억7900만원으로 5.4% 줄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순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판매에 집중하다보니 저출산으로 인한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손보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도 판매건수 1만6779건, 판매금액 12억87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1%, 24.6% 감소했다.

어린이보험 돌풍에 대해 일각에서는 상품의 본질이 변질됐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가입연령 확대로 어린이에 대한 보장이 아닌 20세 이상의 성인도 대상이 된데다 저출산 여파로 어린이의 가입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성인의 판매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보험이 변질됐다는 지적이 있지만 시장포화 상태에서 장기고객 확보와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어린이보험 시장 점유율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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