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위고비’ 美 전역서 공식 출시…저렴한 가격으로 진입장벽↓
中 위고비 특허만료 임박…마운자로 가격도 月 9만원대까지 인하
한국 가격인하는 ‘아직’…올 하반기 한미약품 ‘국산 치료제’ 변수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왼쪽), 일라이릴리 '마운자로'.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효능 경쟁'을 넘어 '가격 경쟁'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보노디스크가 미국에서 '먹는 위고비'를 공식 출시해 주사제 위주의 글로벌 시장이 새 국면을 맞으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1일 1회 경구복용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위고비 필'을 공식 출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한 지 불과 2주 만이다.
위고비 필은 1.5㎎·4㎎·9㎎·25㎎ 등 총 4개 용량으로 출시됐으며, 본인부담 환자를 대상으로 시작 용량인 1.5㎎·4㎎에 한해 월 149달러(약 21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이 중 4㎎ 제품의 경우 오는 4월 15일 이후 월 199달러(29만원)로 인상된다. 유지 용량인 9㎎·25㎎의 경우 월 299달러(43만3000원)로 판매된다.
업계는 이번 위고비 필 출시를 계기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본격적인 가격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시판중인 주사제 '위고비'와 '마운자로' 대비 위고비 필이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는 탓이다.
앞서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각 자사 비만치료제 위고비·마운자로에 대해 최혜국약가 제공 계약을 체결하며 가격을 대폭 인하한 바 있다. 당시 위고비는 미국 의약품 온라인 구매 플랫폼 '트럼프Rx' 기준 1000~1350달러(145만~195만5000원)에서 350달러(50만7000원)까지 가격을 낮췄다.
그러나 위고비 필이 이보다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면서 미국 내 비만치료제 가격 장벽을 재차 낮췄다. 이르면 오는 3월께 미국 출시가 예정된 일라이릴리 경구용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 가격도 200~300달러(29만~43만5000원) 수준으로 거론되는만큼 경구제 출시를 계기로 비만치료제 가격 경쟁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에서는 오는 3월 세마글루타이드 특허 만료를 앞두고 주사제 비만치료제 가격이 큰 폭으로 인하됐다. 특허 만료에 따른 저가 바이오시밀러 진입에 앞서 가격을 선제적으로 낮춰 시장 장악력을 방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노보노디스크는 중국에서 위고비 가격을 1894위안(39만3000원)에서 988위안(20만5000원)으로 절반 가까이 낮췄다. 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 10㎎ 용량을 2180위안(45만2000원)에서 450위안(9만3000원)까지 대폭 인하했다.
이처럼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비만치료제 가격이 잇따라 크게 낮아지는 추세에 있지만, 국내 가격은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세마글루타이드 특허만료 시점은 2028년으로 알려져 있어 바이오시밀러 진입에 따른 가격 인하 압박이 아직 낮은 데다, 이미 주요국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마운자로 국내 출시 당시 위고비 공급가격을 기존 37만2000원 수준에서 약 22만원(0.25㎎)까지 낮춘 바 있다.
위고비 필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구 비만치료제 역시 국내 출시는 연단위의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단기간 국내 비만치료제 가격 변동은 제한적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품목허가 절차를 진행중인 한미약품 GLP-1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위고비·마운자로의 가격인하를 압박할 변수로 지목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경기 평택에 있는 한미약품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공급돼 외국산 주사제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