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순위 청약’ 관심 나날이 증가…청약제도 개편 후 ‘시선 집중'

오세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6.17 18:29

무순위 청약 인기 이유…高접근성·다주택자 지원 가능
사전 무순위 7개 단지 모두 본 청약보다 많이 몰려
국토부, 무순위 청약 폐해 막고자 예비당첨자 비율 80%→500%

▲본 청약 vs 사전 무순위 청약 경쟁률(자료=직방)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청약 통장 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접수할 수 있는 ‘무순위 청약’을 향한 관심이 늘고 있다. 청약제도 개편 이후 미계약 물량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고 다주택자도 청약을 접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순위 청약은 사업 주체가 1ㆍ2순위 아파트 청약을 접수받기 전이나 계약을 종료한 뒤 최종 미계약 물량에 대해 추첨으로 당첨 여부를 가리는 방식이다.

사전 무순위 청약은 사업주체의 선택사항이다. 그러나 투기과열지구나 청약조정대상 지역에서 미계약분이 20가구 이상 발생할 경우 금융결제원을 통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2월 밤샘이나 대리 줄서기, 추첨 불공정 시비를 막는 차원에서 미계약ㆍ미분양 단지도 청약시스템인 아파트투유를 통해 공급될 수 있도록 청약제도를 개편했다. 또 특별공급 이전에도 미리 청약 접수를 받는 사전 청약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무순위청약 제도를 도입했다.

17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의 조사 결과, 청약제도 변경된 지난 2월 이후 이달 13일까지 사전 및 사후 접수를 진행한 전국 20개 민간분양단지 가운데 17개 단지에서 본 청약보다 사전·사후 무순위의 경쟁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접수를 진행한 단지는 모두 본 청약보다 경쟁률이 높았으며 사후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단지에서도 76% 정도가 본 청약 접수 경쟁률을 뛰어 넘었다.

우선 사전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단지는 총 7개다. 모든 단지에서 사전 청약 경쟁률이 본 청약 경쟁률을 넘어섰다.

사전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게 나타난 단지는 경기도 구리시의 ‘한양수자인구리역’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에 분양한 이 단지에서는 사전에만 4015명이 청약접수를 진행했다. 미계약, 미분양 물량이 21가구 발생해 191.19대 1을 기록했다. 본 청약에는 94가구 모집에 990명이 청약해 평균 10.53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서울에서 처음 사전 무순위 청약으로 분양에 나선 곳은 동대문구의 ‘청량리역 한양수자인192’다. 이 단지에서는 사전 무순위 접수에만 1만 4376명이 청약을 신청했으며 미계약분 399가구가 발생해 36.03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본 청약에서는 1046가구 모집에 4857명이 접수해 평균 4.6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사후 무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한 곳은 총 13개 단지다. 이 가운데 10개 단지의 사후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본 청약 경쟁률을 제쳤다.

지난 3월에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의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는 117가구 공급에 3636개의 청약 통장이 모여 31.0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29가구가 잔여 물량으로 발생했다. 추가 접수를 진행한 결과 6197명이 사후 청약에 접수해 213.69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구의 ‘디에이치포레센트’도 본 청약 경쟁률은 16.06대 1에 그쳤지만 잔여물량 20가구에 2001명이 몰려 사후 청약에서는 100.0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반면 단지 규모가 작은 경우 사후 청약보다 본 청약의 경쟁률이 높게 나타났다. ‘화곡한울에이치밸리움A·B동’은 본 청약에서 각각 3.16대 1, 3.6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미계약 잔여분이 생겨났지만 사후 청약에서는 평균 경쟁률이 A동 1.45대 1, B동 3.26대 1에 그쳤다.

‘답십리 엘림퍼스트’도 본 청약에서 2.46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지만 미계약 잔여분이 발생했다. 사후 청약 평균 경쟁률은 1.30대 1로 본 청약 경쟁률보다 낮게 나타났다.

한편 업계에서는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본 청약보다 높아진 현상에 대해 미계약분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다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게다가 다주택자도 무순위 청약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면서 무순위 청약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부터 무순위 청약의 폐해를 막고자 예비당첨자 비율을 80%에서 500%로 늘리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본 청약에 접수했던 실수요자들 중에서도 계약을 진행하지 못하거나 부적격자가 되면서 미계약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여전히 높은 분양가, 경기 침체, ‘9.13대책 후속’으로 강화된 청약시장 규제 안, 부동산 대출규제가 겹치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강하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이런 시장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하거나 입지여건이 뛰어난 곳, 규모가 큰 단지 중심으로 사전·사후무순위 청약경쟁률이 높게 나타나는 현상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률이 높은 인기 단지라도 막무가내식의 청약 참여보다 공개된 다양한 정보의 입지분석, 분양가격 분석 등을 꼼꼼하게 진행해 무순위 청약제도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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