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2019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정부가 3일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 등 투자 심리를 이끌어내겠다는 정부 취지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획기적인 내용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일부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어도 대규모 투자 여력을 총동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하반기 경제 회복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자 정책 실효성에 대한 비판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민간 연구소 관계자는 "기업 설비 투자에 혜택을 준다는 방침은 기업에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냄으로써 긍정적인 투자 심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금도 하고 있는 제도인 데다 불과 6개월 연장이어서 큰 유인책이 되긴 힘들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초보다 내렸지만 취업자 증가 폭은 상향 조정(5만 명 → 20만 명)했다. 이를 두고 경제 성장에 따라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이 아닌 인위적인 정책 효과로 급조한 단기 일자리가 많아질 것이란 우려가 또 다시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부 경제 정책이 오히려 기업 투자와 경제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며 "어떤 기업이 얼마나 부담해야 할지 모르는데 이는 결국 기업의 미래 비용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에선 미·중 무역 분쟁에 이어 일본의 규제 조치가 시작되는 등 대외 경제 상황이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것을 감안하면 정부의 경제 상황 인식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무역 분쟁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를 감안해 만일의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한편 재계에선 엄중한 경제 현실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적극적인 대응 의지에 공감을 나타내면서도 좀 더 정교한 정책 추진에는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이날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논평을 통해 "10대 중점 관리 과제로 표현된 단기 경제 활력 제고 방안과 함께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개선하기 위한 체질 개선과 포용 강화, 미래 도전 요인에의 중장기적 대응을 병행키로 한 것은 개별 정책의 지속성, 정책 간 연계성 확보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며 "생산성 향상 시설 투자 세액 공제율 상향, 가속상각제도 6개월 한시 확대 등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세제 인센티브 제도는 우선 환영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업의 시설 투자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적 경영 전략 아래 추진되는 과제임을 고려할 때 공제율의 폭과 적용 기간을 전향적으로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세계 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도와 우리 경제의 침체된 분위기를 감안할 때 정교한 목표 설정(타겟팅)에 근거해 신속하게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