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미국 고용지표 과열 증거 없다"...비둘기파 면모 발휘
미중 무역분쟁 등 국내 증시 둘러싼 각종 불확실성...중장기 반등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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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이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하면서 코스피가 2080선을 회복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2분기 실적 둔화, 일본의 수출 규제 등 각종 악재가 산적해있는 만큼 국내 증시가 추세적으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단언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1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1.80포인트(1.06%) 오른 2080.58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08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5일(2110.59) 이후 4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이날 외국인은 363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978억원, 177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대부분 강세였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43% 오른 4만62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3.57%), 현대차(1.46%), 셀트리온(1.32%), LG화학(1.04%) 등도 강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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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거래일간 코스피 추이. |
코스닥도 전일 대비 10.19포인트(1.53%) 오른 677.09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97억원, 36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투자자 홀로 34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종목별로는 셀트리온헬스케어(0.76%), CJ ENM(3%), 케이엠더블유(1.9%), SK머티리얼즈(6.58%) 등이 올랐다.
반면 헬릭스믹스(-0.58%), 펄어비스(-3.27%), 메디톡스(-1.96%), 스튜디오드래곤(-0.43%) 등은 하락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것은 파월 의장이 7월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 사실화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10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6월 고용지표가 연준의 시각에 변화를 줬느냐’는 질문에 "직설적으로 답하자면 ‘아니다’(No)"라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고용지표는 긍정적이고 좋은 소식이지만 미국 지표는 예상대로였다"면서 "유럽과 아시아에서 실망스러운 경제지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의 고용시장이 과열됐다는 증거가 없는데다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것도 근본적인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봤다. 인플레이션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목표치인 2%를 계속 하회하고 있고, 무역 갈등으로 기업투자 증가세도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만일 미중 무역협상이 난항을 거듭할 경우 연준은 7월 인하에 이어 한 차례 더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파월 의장은 현재 미국 경제는 양호하나 글로벌 역류 현상이 향후 미국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금리인하 필요성을 시사했다"며 "이날 발언으로 미뤄보아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 난항을 겪을 경우 7월 이후에도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2분기 상장사 실적 부진, 일본의 수출규제 등 각종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국내 증시 역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다시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점은 긍정적이나 이것만으로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선임연구원은 "대외변수로 인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경기방어주나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