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910선 후퇴, 코스닥 600선 붕괴...중국-일본 증시도 ‘폭삭’
환율 장 초반 1220원까지 급등...금값 3%대-미국 국채도 3년만에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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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31.99포인트(1.64%) 내린 1916.31, 코스닥은 26.07포인트(4.28%) 내린 582.91로 장을 마감한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KEB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연합)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관세폭탄을 주고 받으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한국, 중국 등 국내외 증시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원/달러 환율, 금 등 안전자산만 상승세를 탔다.
◇ 코스피 1900선 위태, 중국-일본 증시도 ‘폭삭’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99포인트(1.64%) 내린 1916.31에 마감했다.
지수는 장중 한때 1909.92까지 밀렸지만 오후 들어 1924.49까지 오르며 1900선을 아슬아슬하게 지켜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44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549억원, 71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도 6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36억원, 92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전장보다 무려 26.07포인트(4.28%) 내린 582.91로 마감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요동쳤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타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2849.24까지 밀렸고, 홍콩 항셍지수는 미중 무역분쟁에 반중국 시위에 따른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약 3% 가까이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중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부진, 엔화 강세에 따른 수출경쟁력 저하 등으로 전 거래일보다 2% 넘게 하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위안화는 역내 시장에서 달러당 7.15위안까지 하락해 2008년 2월 이후 약 11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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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거래소 |
◇ 안전자산만 함박웃음...금값 3% 펄쩍
반면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 금 등 안전자산은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금 1g은 전 거래일보다 3.14% 오른 6만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신한 레버리지 금 선물 상장지수증권(ETN)과 삼성 레버리지 금 선물 ETN은 각각 7.01%, 6.39% 올랐다.
환율도 7원 넘게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7.2원 오른 달러당 1217.8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장 초반 1220.8원까지 올랐다.
미국 국채 10년물의 수익률(금리)은 1.4695%까지 하락해 2016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은 채권 값은 강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날 아시아 금융시장이 요동친 것은 지난 주말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주고 받으며 난타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 750억달러어치에 대해 5%,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고 미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잭슨홀 회의 연설에서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분명한 신호를 주지 않은 점도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불러일으켰다.
다만 이날 장 마감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관리들이 전화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자고 언급했다"고 밝히면서 당분간 금융시장에는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