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미시간대 강연 대담..."적대청산 선언 조치 신속합의 가능
트럼프 ‘속도조절론’ 뒤집기...재선 이전 성과달성 의지 표명한듯
"WMD 고수시 北경제적 안보 및 안정 불가능...北협상 테이블로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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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비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으로 1년 동안 중대한 진전을 이루는데 전념하고 있다며 기존의 속도조절론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메시지를 내놨다.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비건 대표는 6일(현지시간) 모교인 미시간대 강연 및 대담에서 "우리는 이 ‘외교적 기회’가 부서지기 쉽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외교 실패시 결과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WMD 무기 및 그 운반수단인 미사일 등을 거론, "우리는 북한의 계속되는 WMD 개발의 위험한 현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이는 국제적 규범에 대한 ‘반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에 대한 위반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평화를 향한 진전을 위해 그러한 무기를 결코 보유하지 않을 것이며 관계 개선을 향한 주요 조치들을 취하겠다는, 북한이 한 여러 약속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WMD를 고수한다면 북한이 가진 경제적 잠재력을 현실화하거나 경제적 안보와 안정을 결코 향유하지 못할 것이며, 세계는 북한의 WMD 고수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건 대표는 "이 순간 추가 진전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치는 외교관들의 협상 능력을 위태롭게 하는 적대의 정책 및 표출을 극복하고 협상의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과 미국이 협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우리가 성공하려고 한다면, 북한은 기회가 지속되는 동안 협상 장애물에 대한 추구를 한쪽으로 치워놓고 대신 관여를 위한 기회들을 추구해야 한다"며 ‘우회적 경고’의 메시지도 발신했다.
이와 동시에 비건 대표는 적대 청산을 시작으로 북한의 경제 발전 및 안전보장 등 비핵화시 상응 조치에 해당하는 ‘밝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거듭 제시하며 이를 위한 북미 간 협력을 강조,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부터 소식을 듣는 대로 북한과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리는 혼자서 이것을 할 수는 없다"며 북한에 협상 테이블에 나설 것을 재차 촉구했다.
비건 대표는 "(북미) 양쪽 모두 각각의 국민과 전 세계를 향해 미국과 북한이 대결로부터 불가역적 결별을 했다는 걸 선언할 중대한 조치들에 신속하게 합의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한반도에서의 적대 관계의 흔적에 종지부를 찍고 남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며 항구적 평화를 위해 필요한 토대인 신뢰를 구축하는 길을 찾아가는데, 그리고 이를 통해 한반도 내 WMD 및 운반수단 제거를 달성하는 데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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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북미 정상이 손을 맞잡은 모습. (사진=연합) |
아울러 비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1년 동안 이러한 목표를 향한 중대한 진전을 이루는 데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이러한 아이디어들을 진전시키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공유한다면, 그는 우리의 팀이 이러한 비전을 현실로 바꿀 준비가 돼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서두를 것이 없다"며 속도조절론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비건 대표가 ‘1년 내 주요 진전 달성’이라는 시간표를 제시한 것을 두고 재선 국면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비건 대표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리더십을 통해서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미 정상 간 ‘톱다운 외교’를 평가한 뒤 북미 관계의 진전, 그리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및 완전한 비핵화가 성공하기 위해 양측은 이러한 과정을 택하고 기회를 잡을 조치들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의 이날 발언은 지난달 20일 한미연합 군사훈련 종료 후에도 북측의 불응으로 실무협상이 표류하는 상황에서 ‘외교적 관여’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도 북한에 압박 빛 경고 메시지도 동시에 발신한 차원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견인, 북미 간 실무협상을 조속히 본궤도에 올리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편, 비건 대표의 공개 강연은 지난 6월 19일 미 싱크탱크 행사에 한국 측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함께 참석한 뒤 2개월여만이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