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영의 눈] 집, 투자 아닌 거주지로 돌아가야

오세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12.04 20:35

건설부동산부 오세영 기자


오세영 증명

‘최대 몇 천만원 수익 보장!’ 새로운 단지들이 분양될 때 마다 견본주택과 분양 홈페이지 등 각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에는 투자가치에 대한 홍보 문구들이 판을 친다. 시공사 혹은 시행사, 분양대행사들은 교통망 확대, 학교, 인프라 등 각종 이유를 내세우며 투자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 이 단지 사면 이득 볼 수 있나요?’ 부동산 카페, 카카오 오픈 채팅방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시세차익으로 ‘한방’을 노리는 예비 투자자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지금 눈 여겨 보는 단지가 앞으로 지금 시세보다 더 많이 오를 수 있는 지, 그리고 내가 몇 년을 기다려야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원대까지 벌 수 있는지에 목이 마른 질문들이다.

질문 세례에 따라오는 댓글은 ‘좋아진다는 말만 믿고 들어가지 마세요’다. 쓰라린 경험을 이미 겪은 부동산 투자 선배들의 조언이다. 지역 부동산이나 분양 관계자들의 홍보성 멘트만 믿고 집을 샀는데 오히려 집값이 떨어졌거나 생각했던 만큼의 돈을 벌지 못했으니 신중하게 투자하라는 조언도 있다.

분양 때마다 등장하는 역세권, 학세권, 인프라 등은 모두 투자 측면에서 바라본 가치들이다. 진짜 중요한 건 거주로서의 가치다. 서울 강서구 마곡엠밸리나 서초구 아크로리버뷰 신반포 등은 하자와 부실공사로 입주민들에게 외면받았다. 하지만 입지가 좋아 마곡엠밸리 매매가는 분양가에 비해 최고 3배 정도 올랐다. 아크로리버뷰 신반포는 지난 여름 분양가보다 매매가가 82%올라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점점 더 집을 바라보는 관점이 거주지에서 상품으로 변질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지 못한 집들이 랜드마크로 칭송되고 가격도 오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집은 투자상품이 아닙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 던지고 싶은 한 마디다. 내가 지은 집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이 정말로 쾌적하게 살 수 있는지, 직접 살아본 사람으로서 이 집을 추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공급자와 수요자는 몇이나 될까. 집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건강한 수요와 공급 형성에 집중해야 한다. 거주기능을 상실한 집의 몸값이 오르는 것은 ‘비정상’이다. 그럼에도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투자성에 목을 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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