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가 없었다"...연임 성공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12.13 14:36

회추위, 조 회장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만장일치' 추천
국내 리딩금융그룹 선도...'금융지주사 회장의 표본'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연임에 성공하면서 그가 그간 이룬 성과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조 회장은 1957년 대전 출생으로 대전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나왔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뉴욕지점장과 리테일부문장 부행장, 글로벌사업그룹, 경영지원그룹, 영업추진그룹, 2013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 2015년 신한은행장 등 은행, 비은행, 글로벌 각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조 회장은 직원 행복을 강조하며 은행권 최초로 스마트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업무 혁신에도 관심이 많다. 소탈한 성격에 후배들을 잘 챙겨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그를 '엉클 조'라고 부른다. 경영 스타일도 '형님 리더십'이라 불릴 정도로 소탈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물론 외부에서도 그에 대한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조 회장은 전무 시절이던 2010년,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이 대립한 '신한 사태' 당시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립을 지켰다. 

2015년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될 때 신한 사태를 마무리하고 분열된 조직을 화합했다. 

신한은행장에 취임해서는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이 행복하고 은행도 행복할 수 있다'며 직원 행복을 강조했다. 이에 지난 2016년 은행권 최초로 재택근무제와 자율 출근제 등 스마트 근무제를 도입해 실천에 옮겼다.

조 회장의 업무 스타일은 신중하고 꼼꼼하다. 본인 스스로 자신을 "용병 스타일"이라고 말할 정도로 추진력이 강하다. 

2017년 3월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그간의 경험을 살려 신한금융그룹 및 각 계열사가 가진 장점을 잘 살리면서도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리딩금융'을 구축했다. 조 회장은 과감한 도전정신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단순 신한금융 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지주사, 금융사들이 가야할 길을 사전에 구축했다. 2020년까지 아시아 리딩금융으로 도약하겠다는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비은행, 글로벌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는 올해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아시아 리딩금융'이라는 목표에 한 발짝 다가섰다. GMS(고유자산운용) 부문과 GIB(글로벌자본시장) 부문 등 신한금융그룹의 매트리스 조직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발판을 다진 점도 그의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재임 기간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며 신한금융을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키우는데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도 받는다. 신한금융은 올해 런던, 시드니, 뉴욕, 베트남, 일본 등 총 5개국에서 GIB 데스크를 운영해 국내외 딜소싱은 물론 주선, 주관 역량도 강화했다. 이에 힘입어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2조8960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이같은 굵직한 성과 덕분에 조 회장은 금융권 내에서 '금융지주사의 표본'으로 불릴 정도다. 

▲신한금융지주.


13일 진행한 차기 회장 면접도 사실상 조 회장 외에 '경쟁자'가 없었다는 평가가 많다. 신한금융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이날 오전 차기 회장 최종후보군(쇼트리스트)에 오른 5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하고 조 회장을 단독 회장 후보로 추천키로 결정했다.

이만우 회추위원장은 "일치된 의견으로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현 조용병 회장을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면접은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민정기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순으로 진행됐다. 

이 중 위 전 행장의 경우 이른바 ‘남산 3억원’으로 불리는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해 올해 6월 무혐의 처분을 받기는 했지만, 이미 작년 말 신한은행장직에서 물러나 경영에 상당한 공백기가 생긴 점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진 행장의 경우 2011년 1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SH캐피탈 대표이사직을 수행한 것을 빼면 비은행 계열사에서 근무한 경험은 없다. 최근 신한금융은 물론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부문’ 역량 강화에 올인하고 있는 만큼 회추위 역시 이같은 트렌드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 사장은 신한은행장을 거치지 않아 당장 ‘신한금융 회장’으로 추천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민정기 전 사장은 현직 프리미엄이 없는데다 신한은행장도 거치지 않았다.

조 회장의 최종 선임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이뤄진다. 

회추위는 "지난 3년간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인수 등을 통해 신한금융그룹을 국내 리딩 금융그룹으로 이끄는 등 괄목한 성과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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