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혁의 눈] ‘민도(民度)’를 아십니까

신준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12.27 11:27

건설부동산부 신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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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시대’의 잠입취재랄까. 부동산 단체 문자방에 들어가 있으면 가끔 민도라는 말이 눈에 띈다. 민도는 문화수준으로 순화해 사용해야 하지만 무작정 비하의 의미만을 담은 단어는 아니다. 민도는 ‘국민의 생활이나 문화 수준의 정도’라는 뜻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에티켓, 양심, 의식수준 등으로 쓰인다. 

그들의 말을 빌리면 그나마 서울은 민도가 높고 일부 경기지역은 그렇지 못하다. 반대로 지방은 일부만 민도가 높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 민도를 알고 싶으면 지역 맘카페를 참고하거나 운전자 행태를 살펴보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 단지 내 담배꽁초를 확인하라는 말도 있었고 주변 학교 학생들의 상태를 점검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평등이 미덕인 시대에 자칫 오해를 부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보니 영 틀린 말은 아니다 싶었다. 자동차들은 경적을 울리고 오토바이는 인도를 침범하고 대부분은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고, 층간 소음과 불법 주정차 차량, 아파트 게시판에 붙은 각종 민원들까지…

사실 우리는 이미 민도를 알고 있다. 아파트 생활 환경, 청결한 상권, 우수한 학군, 어디가서 "ㅇㅇㅇ에 삽니다" 할 때 사람들이 대하는 방식이 모두 민도다.

누군가는 차별과 멸시라고 표현하겠지만 민도는 자연스러운 이치다. 누가 억지로 만들어주거나 만들어주지 않은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형성한 것이다. 부자동네라고 반드시 민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 어느 지역이든 ‘법이 없어서 그랬다’, ‘불법은 아니지 않냐’라는 변명들이 하나씩 쌓이면 민도는 떨어진다.

따라서 민도라는 말을 애써 외면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를 심도 있게 고민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 드러내진 않아도 실거주를 염두하는 사람들에게 민도에 대한 고찰은 상당히 크다.

앞으로 지킬 것을 지키지 않고 지역 간 의식수준 차이가 더 심해지면 ‘민도(民度)’와 ‘∼세권’을 합친 ‘민(民)세권’이라는 말이 등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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