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에너지방패] 독일의 1/4 수준 전기요금…국민은 폭염 버텼지만, 한전은 ‘누더기’

윤병효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8.21 06:04

40도 넘는 폭염에 유럽 2.4만명 사망, 한국은 피해 적어
비싼 요금 탓에 유럽은 에어컨 가동할 엄두도 못내
주택용 kWh당 한국 188원, 독일 660원의 1/4 수준
발전용 가스요금 40% 올랐지만 모두 흡수하면서 자금력↓
사채 발행으로 연명, 누적 71.5조원 발행, 올해 이자비 2.5조
반도체·AI데이터센터 전력 공급할 전력망 투자 지연 가능성 커져
에경연 “전기요금 상승이 GDP 및 물가에 큰 영향 안 미처”
전문가 “요금 현실화, 적자 해소 및 소비 절감·효율화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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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채 발행 현황(배경사진=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에 위치한 한전 본사)

올 여름 북반구에 섭씨 40도가 넘는 살인적인 폭염이 발생하면서 유럽에서는 무려 2만44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너무 비싼 전기요금 탓에 에어컨을 충분히 가동할 수 없었던 영향이 컸다. 반면 한국에도 사상 최악의 폭염이 발생했지만, 인명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저렴한 요금 덕분에 충분한 냉방을 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력시장 도소매 사업자인 한전이 중동발 에너지 위기로 발전단가가 크게 올랐음에도 물가안정을 위해 요금을 동결한 덕분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한전의 재무상태는 심각한 상태이다. 특히 한전은 국가 핵심 인프라인 전력망 보급의 책임을 지고 있는 공공기관이란 점에서 전력망 확충사업까지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 에너지 가격을 반영한 요금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주택용 요금 kWh당 188원, 독일 660원의 1/4 수준



20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중동 분쟁 장기화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올랐음에도 국내 전기요금을 3분기까지 동결 조치했다. 이로 인해 주택용과 일반용 요금은 12개 분기 연속으로 동결됐으며, 산업용 요금도 6개 분기 연속 동결됐다.


한전이 정부의 물가안정 우선 정책에 부응하고자 요금을 동결했지만, 사실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발전 연료로 사용되는 한국가스공사의 발전용 가스요금은 올해 3월 대비 8월에 GJ당 1만6048원에서 2만2726원으로 무려 40%나 올랐다. 이로 인해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구매단가(SMP)도 같은 기간 kWh당 110원대에서 150원대로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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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기준 주요 나라별 주택용 전기요금 비교. 자료=스태티스타

이는 한전의 손익분기점인 146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SMP가 150원대로 높아지면 한전은 적자를 보면서 전력을 팔게 되는 것이다. 다만 한전은 국내 발전 비중의 66%를 차지하는 발전 공기업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전력구매비가 너무 증가하지 않도록 조정을 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시장 단가는 크게 오른 상황이다.


국민들은 한전이 요금을 동결한 탓에 섭씨 40도가 넘는 올 여름 폭염에도 충분히 냉방을 가동해 버틸 수 있었다.


이와 반대로 유럽에도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이 닥쳤지만, 비싼 전기요금 탓에 냉방을 충분히 가동하지 못해 무려 2만4400여 명의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국은 이달 초까지 온열질환 누적 사망자는 28명이다.


한국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주요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유럽연합의 평균 주택용 전기요금은 kWh당 410원에 달하며, 에너지 가격이 가장 비싼 독일은 무려 660원까지 치솟아 민생 경제를 강타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kWh당 188원으로 독일 요금의 1/4 수준에 불과했다. 한국 전기요금은 유럽은 물론이고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인 미국보다도 싸며, 옆나라 일본보다도 싼 편이다. 한국보다 저렴한 나라는 중국, 러시아, 인도 등 몇 나라에 불과하다.



◇한전 연간 이자비용 2.5조원, 사채 발행으로 투자비 조달


문제는 한전이 지속적으로 요금을 낮게 유지하면서 심각한 재무 부실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2분기 말 별도기준으로 한전의 총부채는 118조원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을 때 국내 반영분을 최대한 흡수하고 요금 인상을 자제하면서 쌓인 금액이다. 천문학적인 부채로 인해 올해 상반기에만 이자비용으로 1조2000억원을 지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조1228억원인데, 거의 절반가량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것이다.


한전은 국내 유일한 송배전망 운영사업자로서, 앞으로 반도체 및 AI데이터센터 공급을 위한 전력망 확충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기존 송배전망 확충 계획에만 100조원의 투자비가 책정됐으며,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뒷받침하기 위한 추가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해선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전은 필요한 자금을 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8조원을 발행해 누적 발행액은 71조5000억원이다. 한전법에 의한 한전의 사채 발행한도는 121조3000억원이다. 앞으로 발행 가능한 금액은 49조8000억원이다. 이마저도 2027년이면 발행한도가 다시 자본금+적립금의 현 5배에서 2배로 줄어든다. 한도는 국회가 다시 법을 개정해 늘리면 된다.


문제는 부채가 계속 증가하면서 이자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채권금리 인상에 기준금리까지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 내년 이자비용은 3조원가량으로 늘어날 수 있다. 특히 내년에는 한전의 실질적 수익원이었던 발전 자회사들이 통합돼 한전으로부터 독립할 가능성도 있다.



◇“요금 현실화, 한전 적자 해소 도움주고 소비절감에도 효과"


전문가들은 전기요금의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요금 현실화는 한전 재무구조의 정상화에도 효과적이지만, 전력 소비 절감 및 효율화 향상도 이끈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최봉석·이유수 연구위원의 '전력요금 변화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분석' 연구(2013년)에 따르면 산업용 전력요금 인상이 단기적으로는 설비투자 하락을 가져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실질 GDP를 크게 떨어뜨리지 않으며, 효율화 투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택용 전력요금과 일반용 전력요금이 5%만큼 계속 인상될 경우에도 물가, 투자, 실질 GDP 등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전기요금 현실화는 한전의 적자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만, 시장성 변동을 통해 소비 절감 및 효율화를 유도한다"며 요금 현실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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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윤병효 기자 입니다. 기후에너지부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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