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vs 우리금융, '푸르덴셜생명 인수' 매치 이뤄지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2.20 16:33

우리금융, IMM PE와 컨소시엄 저울질

KB·우리금융 'M&A 포석' 자본확충 단행

▲푸르덴셜생명.(사진=푸르덴셜생명)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두고 시장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금융그룹이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KB금융그룹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금융그룹사간 매치가 벌어질 지 관심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우리금융이 사모펀드(PEF)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맺고 본입찰에 참여할 지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카드 인수전 때와 같은 방식이다. 당시 우리금융의 주요 계열사 우리은행은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맺고 본입찰에 참여해 최종 인수에 성공했다. 롯데카드 지분율을 보면 MBK파트너스 60%, 우리은행 20%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는데, 향후 MBK파트너스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우리은행이 나머지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KB금융과 IMM PE, MBK파트너스, 대만 푸본그룹 등이다. 이중 KB금융과 MBK파트너스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지만 우리금융이 참전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 인수·합병(M&A) 통한 지주사 체제 완성이 중요한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덩치가 큰 보험사와 증권사 인수가 절실하다. 푸르덴셜생명이 업계 최고 지급여력(RBC)비율(505%)을 유지하고 있는 등 알짜 보험사로 여겨지고 있어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놓치기 아까운 보험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이 끝난 후에도 인수 가능성을 접지 않은 분위기"라며 "재무적 투자자(FI)로 지분투자를 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금융이 최근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라임 사태 등 잇단 악재로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 우리금융의 주가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호재로도 꼽힌다. 20일 우리금융 주가는 9950원으로 전일보다 1%(100원)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2월 최대 1만6000원까지 올랐던 것에 비해 37.8% 떨어진 상태다.

우리금융이 향후 자본부담 없이 M&A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오는 3∼4월께로 예상된 금융감독원의 내부등급법 전환 승인이 통과돼야 한다. 문제는 최근 우리금융이 금융당국과 갈등 관계를 보이며 내부등급법 전환이 늦춰지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내부등급법 승인이 늦춰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가운데,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전에 참전한다면 자본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내부등급법 전환을 하지 못하면 M&A를 했을 경우 자본비율이 낮아져 제약은 늘어나겠지만 M&A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며 "푸르덴셩생명 인수에 사모펀드와 함께 참여할 경우 어떻게 지분률을 나누냐에 따라 자본 부담 수준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KB금융 또한 앞으로의 M&A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KB금융은 지주사 설립 후 처음으로 지난 18일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보완 자본을 확충해 자기자본비율(BIS)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번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도 지난 6일 올해 금융지주사 처음으로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BIS비율 제고에 나섰다.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의 결말이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양상으로 바뀌면서 시선은 본입찰이 진행되는 다음달로 쏠리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 매각가격이 2조원대로 예상되고 있는데, 어느 쪽에서 과감한 배팅을 할 지 알 수 없는 만큼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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