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올해 사외이사 영입 트렌드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2.26 15:10

▲지난해 3월 서울 서초동 삼성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 주주, 기관 투자자,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전자업계가 내달 일제히 주주총회를 연다.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이들 업계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도 속속 공개되고 있다. 전자업계는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이나 법조인, 학계 출신 인사들을 두루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있다.


◇ ‘전문성 강화’ 학계 인사 진입 늘어

전자부품 업계 맏형 격인 삼성전기는 내달 1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주총을 열고 유지범 사외이사를 재선임하고, 김준경·여윤경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안을 논의한다.

김준경 사외이사는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수석실 재정경제2비서관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위원과 KDI 원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여윤경 사외이사는 이화여대 경영학 교수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금 자산운용위원회 위원, 공무원연금 운영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삼성전기는 또 김준경·여윤경 사외이사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도 함께 상정한다.

2017년 삼성전기 사외이사에 선임된 유지범 이사는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부총장을 지냈다. 현재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부품 맞수’ LG이노텍은 내달 20일 서울 마곡동 LG 사이언스 파크 LG이노텍 본사에서 주총을 갖고 주영창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새로 선임된 주영창 사외이사 역시 학자 출신이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로 미국 재료학회 이사회 이사, 대학기술산업지원단장 등을 역임했다.

앞서 LG이노텍과 자문 연구로 인연을 맺은 바 있는 주 교수는 국가·기업 과제와 자문 연구를 수행하며 신뢰성 분야 국가 경쟁력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이노텍 측은 "소재·부품 분야 신사업 추진 등에 있어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영창 사외이사의 후보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LG이노텍 이사회 역시 주영창 사외이사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한다고 공시했다.


◇ 권력기관·관료 출신 인기 여전

SK하이닉스는 내달 20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주총을 갖는다. 신창환 사외이사를 재선임하고 한애라 신임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이다. 한애라 사외이사는 서울고등법원 판사 출신으로 창원지방법원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김앤장 법률사무사 변호사를 지냈다. 현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있다. 한 이사는 감사위원도 겸임하게 된다.

이번 주총에서 한 교수가 사외이사로 최종 결정될 경우 SK하이닉스 이사회의 면면은 보다 다양한 분야로 채워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이사회 내에는 최근 법률 전문가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신창환 이사는 엔지니어 출신이고, 송호근 이사는 사회학에 능통한 인물이다. 조현재 이사는 매일경제신문 편집국장과 MBN 대표이사를 지낸 언론인 출신이며, 윤태화 이사는 조세 전문가, 하영구 이사는 금융 전문가다.

SK하이닉스는 이와 함께 이날 주총에서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이석희 사장을 사내이사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한편 앞서 지난 21일 박재완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삼성전자는 내달 18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총을 연다. 삼성전자 이사회가 외부 인사인 사외이사에게 의장직을 맡긴 것은 1969년 삼성전자 창사 이래 51년만에 처음이다. 박 신임 의장은 이사회에 상정할 안건을 결정하고 이사회를 소집해 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이사들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도 한다.

박 신임 의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으며, 삼성전자에서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6명을 통틀어 이사 선임일(2016년 3월)이 가장 빠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박 신임 의장은 최선임 이사로서 회사와 이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며, 행정가로서 경험 또한 풍부해 이사회의 전략적인 의사 결정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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