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TK 봉쇄조치", 박능후 "코로나19 원인은 한국인"
잇단 발언 구설수...민주당 '총선 악재될까' 전전긍긍
야당엔 기회?...황교안, 文대통령에 "사죄하라" 맹공격
코로나19 경제충격 일파만파...文대통령 지지도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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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인 29일 대구시 동구 동대구역에서 육군 제2작전사령부와 50사단 장병들로 구성된 육군 현장지원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방역 작전을 펼치고 있다. |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면서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여당과 야당 간의 셈법 계산이 분주해지고 있다. 최근 여권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민심이 요동치는 가운데 미래한국당이 이를 기회삼아 4월 총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이번주 민주당 '말말말'...'TK봉쇄'부터 '국가체계 잘작동'까지
◇ 이번주 민주당 '말말말'...'TK봉쇄'부터 '국가체계 잘작동'까지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주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민 정서가 민감해진 상황에서 민주당에서는 국민의 눈높이가 맞지 않는 발언들이 쏟아지며 논란이 일었다. 말실수의 대표적인 사례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전 수석대변인의 "대구·경북 봉쇄 조치" 발언이었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달 25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 중 하나로 '대구·경북 최대 봉쇄조치'를 언급했다가 거센 후폭풍이 일었다.
그는 이후 추가 브리핑을 통해 '지역 봉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습에 나섰으나 대구·경북 지역의 여론 악화를 막지는 못했다.
홍 전 수석대변인은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칼럼 고발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져 한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결국 홍 전 수석대변인은 이달 26일 "단어 하나도 세심하게 살펴야 함에도 대구·경북의 주민들께 상처를 드리고 국민의 불안감도 덜어드리지 못했다"며 대변인직에서 사퇴했지만, 같은 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코로나19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 발언, 박광온 최고위원의 "확진자 증가는 국가 체계가 잘 작동했다는 것" 발언들이 나오면서 말실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같은 발언들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급증세로 국민적 우려가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 곤혹스러운 민주당...황교안, 文대통령에 "대국민 사죄하라"
여당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여당의 대응 하나하나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에서 각종 부적절한 언행이 4·15 총선을 앞두고 민심에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실제 대구·경북 지역 공동선대위원장인 김부겸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 "메시지 관리 측면에서 여권은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여당의 대응 하나하나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에서 각종 부적절한 언행이 4·15 총선을 앞두고 민심에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실제 대구·경북 지역 공동선대위원장인 김부겸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 "메시지 관리 측면에서 여권은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렇듯 여당이 '코로나19' 관련 논란으로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가운데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를 계기로 연일 여권 때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역과 방역을 소홀히 해서 감염병을 창궐시킨 장관이 자화자찬도 모자라 국민 탓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박능후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당 장지훈 부대변인은 "이것이 문 대통령이 말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인가"라며 "정부는 당장 박 장관을 경질하고, 전문가들 중심의 대책수습본부를 꾸려 전권을 위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전일 국회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회동에서 "대통령은 깊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우한 코로나 사태는 중국으로부터 시작된 감염병 확산 사태였다. 그러나 점차 우리나라의 우한 코로나 사태는 인재의 성격을 띠게 됐다"며 "지금 이 위기의 배경에는 정부 대응 실패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우선 대구에서 신천지 신자에 대한 검사 결과가 안 좋게 나오는 것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초당적 협력이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아쉬운 점, 또 책임 문제는 상황이 종료된 후에 복기하면서 다시 검토하자"고 밝혔다.
◇ 코로나19에 각종 경제지표 '휘청'...文대통령 지지도 하락
◇ 코로나19에 각종 경제지표 '휘청'...文대통령 지지도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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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충격이 예상보다 커지고 있는 점도 4·15 총선에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을 한 달 여 앞두고 코로나19에 따른 민생경제 악화가 관련 지표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방한 관광객 수는 1월 셋째 주까지만 해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9.5% 늘었지만, 우한 봉쇄 이후인 1월 넷째 주에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6.1% 감소로 돌아섰다.
국내 확진자 수 급증이 본격화한 2월 셋째 주엔 감소 폭이 48.1%로 급격히 커졌다.
2월 셋째 주 기준으로 방한 중국인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0.4% 줄었다. 면세점 매출은 40.4%, 영화 관람객은 57.0%, 놀이공원 입장객은 71.3%, 항공기 탑승객은 84.4% 각각 감소했다.
경제 심리 악화는 심리지표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한 달 전보다 7.3포인트 급락했다. 낙폭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유행한 2015년 6월과 같았다.
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전 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2월 중 전월 대비 10포인트 내린 65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3년 1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더 나아가 2~3월 실물경제가 크게 둔화하면서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작년 1분기(-0.4%)에 못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충격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이달 25~27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자체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직무수행 긍정평가)는 42%에 그쳤다. 이는 지난주(45%)보다 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반면 부정평가는 51%로 지난주(46%)보다 5%포인트 상승했고, 7%는 의견을 유보했다. 부정 평가 이유는 '코로나19 대처 미흡'이 응답률 41%로 1위였다. 이어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14%), 전반적으로 부족하다(10%) 등이 뒤를 이었다.
긍정평가 이유로는 '코로나19 대처'(30%), '최선을 다 함·열심히 한다'(11%), '전반적으로 잘한다'(7%), '복지 확대'(5%), '외교·국제관계'(4%) 등이 꼽혔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15% 포함)한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방식으로 진행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