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작년 순익 5.3조…외화증권 매매차익 '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3.31 15:09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지난해 한국은행의 순이익이 전년보다 2조원 이상 증가하며 5조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채권 강세와 원화 약세로 외화채권 매매차익이 많이 늘었다.

31일 한은이 발표한 연차보고서(2019년)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의 순이익은 5조3131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994억원 늘었다. 국제금리 하락(채권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 영향으로 외화증권매매차익이 늘어난 데 주로 기인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해 글로벌 채권금리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영향으로 가파르게 하락했다. 원화 가치는 미중 무역분쟁과 국내 경기지표 악화로 지난해 4월 후 약세를 보였다.

증권매매 차익이 반영되는 한은의 영업수익은 16조3820억원으로 2조5931억원 늘었다. 영업수익 세부항목 중 유가증권매매익(5조8274억원)이 1조3858억원, 유가증권이자(8조3920억원)가 6844억원 각각 증가했다.

한은은 다만 이런 손익은 통화정책이나 외환정책 등을 이행한 결과일 뿐 일반기업처럼 경영성과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은의 총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492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조7000억원 줄었다. 부채는 474조원으로 5조8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말 외환보유액은 4099억 달러로 전년 말에 비해 51억 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유가증권, 예치금 등 외환이 같은 기간 45억 달러 늘어나 3979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별인출권(SDR)과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은 각각 34억 달러, 28억 달러였다. 금은 48억 달러로 전년 말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이 보유한 외화자산 중 달러화 자산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69.1%로, 전년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 자산 비중은 국제 평균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IMF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말 기준 61.7%다. 한은 관계자는 "직접투자자산에 비해 달러화 비중이 낮은 위탁자산 비중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달러화 비중이 소폭 줄었다"고 말했다.

한은 외화자산 중 현금성 자산은 4.6%, 직접투자자산은 74.6%, 위탁자산은 20.8%를 차지했다. 지난해 위탁자산은 한국투자공사(KIC) 추가 위탁, 세계증시 상승 등 영향으로 전체 비중이 2.5%포인트 늘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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