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안잡히고 백신 개발도 ‘글쎄’...모더나 경영진만 돈벌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5.23 10:08

브라질 등 중남미, 코로나19 새 진앙지 부상

백신공급 차질...어린이 8천만명 홍역 등 위험 노출

‘백신개발 기대감’ 모더나 주가 뛰자 경영진 일부 스톡옵션 행사

"기업 미래 자신하지 못하는 끔찍한 행동"

▲모더나 본사(사진=연합)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좀처럼 진정 국면에 들어가지 않으면서 백신에 대한 절실함이 커지는 가운데 모더나 경영진 일부는 스톡옵션을 행사해 수백억원대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당수의 제약·바이오 회사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가운데 누군가는 이를 틈타 고점에 주식을 팔고 상당한 돈을 챙긴 셈이다.


◇ 중남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연일 최다 경신


2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새로운 진앙지로 떠오른 곳은 중남미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남미가 코로나19의 새 진앙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많은 남미 국가에서 확진자 증가가 관찰된다"고 밝혔다.

중남미에서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은 브라질이다.

인구 2억1000만명의 브라질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31만4769명으로, 미국과 러시아 다음으로 많다. 사망자는 2만267명으로 2만명을 넘어섰다.

브라질의 하루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월드오미터를 기준으로 전날 하루 사망자는 1188명으로 최고치를 찍었고, 신규 확진자는 21일 2만1472명으로 최다 기록을 고쳐 썼다.

페루 역시 전날 코로나19 확진자가 4749명이 늘어 누적 확진자는 10만8769명이 됐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의 확진자 수(8만2971명)를 넘어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사망자는 3148명으로 늘었다.

칠레도 지금까지 가장 많은 4276명 확진자가 하루에 추가되며 누적 감염자가 6만1857명이 됐다. 사망자는 630명이다. 


◇ 각국 ‘백신개발’ 총력전...中 "코로나19 백신개발 투자확대"


아울러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백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 세계 8000만명의 어린이가 홍역 등의 위험에 노출됐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함께 전 세계 8000만명의 어린이가 홍역이나 소아마비처럼 예방이 가능한 병에 걸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소 68개국에서 일상적인 면역 서비스 제공이 방해를 받고 있으며, 이는 이들 국가에서 사는 1세 미만 어린이 약 8000만 명에게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면역 서비스 제공이 차질을 빚는 이유로 코로나19에 따른 여행 제한, 백신 전달의 지연, 코로나19 노출 우려에 외출을 꺼리는 일부 부모들, 의료진 부족 등을 꼽으면서 "아동에게 예방 접종을 중단하는 것은 생명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상당수의 국가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전 세계쩍으로 100개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 중이다. 미국 제약업체 이노비오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쥐와 기니피그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 항체를 형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리커창 중국 총리 역시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 개막식에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 연구 개발 투자를 확대하겠다면서 백신 개발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 모더나 일부 경영진, 주가 오르자 스톡옵션 행사 논란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백신에 대한 기대감과 간절함이 커지는 사이 모더나 경영진 일부는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수백억원대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CNN 비즈니스는 중권거래위원회(SEC)가 공개한 자료를 토대로 모더나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로렌스 킴과 최고의료책임자(CMO)인 탈 잭스가 최근 스톡옵션으로 지분을 확보하고 바로 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킴 CFO는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헙 결과를 발표한 지난 18일 당일 스톡옵션을 행사해 300만달러(약 37억2000만원)를 들여 24만1000주의 지분을 사들인 뒤 바로 1980만달러(약 245억6000만원)에 팔아 1680만달러(208억4000만원)의 이익을 냈다.

잭스 CMO는 19일 스톡옵션으로 150만달러(18억6000만원)에 산 지분 12만5000주를 977만달러(약 121억원)에 시장에 내다 팔아 820만달러(약 101억7000만원)를 벌어들였다.

이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한 시점은 모너나 주가가 최고가를 찍었을 때다.

모더나는 18일 코로나19 백신 1차 임상시험 참가자 45명 모두에 항체가 형성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모더나 주가는 종가기준 15일 66.69달러(약 8만2천원)에서 18일 80달러(약 9만9000원) 급등했다. 장중 한때 87달러(약 10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의학계에서 "모더나가 (임상시험 결과의) 유효성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만큼 자료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모더나 주가는 21일 67.05달러(약 8만3000원)로 떨어졌다.

CNN 비즈니스는 법률전문가를 인용해 킴 CFO와 잭스 CMO의 스톡옵션 행사와 이후 지분매각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상장기업 내부자가 보유한 주식을 정해진 가격이나 날짜에 매각할 수 있게 마련한 ‘10b5-1’ 규칙에 따라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델라웨어대 찰스 엘슨 기업지배구조센터장은 "법적으론 문제가 없더라도 경영진이 기업의 미래를 자신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스톡옵션 행사는 끔찍한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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