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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9억원 내외의 아파트들이 9억원 이하로 오르거나 내려가는 등의 가격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9억원 미만의 아파트는 대출규제가 완화됐고 세금과 중개보수가 낮기 때문이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윤민영 기자) |
최근 서울의 9억원 내외 아파트들의 실거래가가 점점 9억원 미만으로 맞춰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9억원 이상 주택은 대출 한도가 줄지만 세금과 중개보수는 늘어난다. 따라서 가격이 오르거나 내려도 9억원에 맞춰지면 거래가 원활할 것이라는 인식이 매도자와 매도인 간에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권을 중심으로 호가가 9억원에 못 미쳤던 매물은 9억원에 근접하게 상승하는 ‘갭메우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9억원 이상의 매물은 오히려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집주인들이 한층 수월한 매매거래를 위해 규제가 덜한 9억원 미만의 아파트가 될 수 있도록 거래가를 조정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거래가가 9억원 미만으로 내려가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40%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요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도 주요 이유다. 9억원이 초과하면 초과분에 대한 LTV를 20% 밖에 받을 수 없다. 또 취득세도 9억원까지는 2%지만 9억을 넘게 되면 3%로 올라간다. 물론 중개보수 상한요율도 9억원에 못 미치면 거래금액의 0.5%지만 9억원이 넘어가면 0.9%로 폭등한다.
강북구 미아동 삼성래미안트리베라2단지는 전용면적 113.89㎡가 지난달 8억9800만원에 실거래됐다. 해당 단지는 직전 거래가가 9억3500만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관악구 봉천동 두산도 연초에 9억2000만원까지 거래되던 전용 114.99㎡ 매물이 4월에는 8억9990만원으로 떨어진 채 거래됐다. 마포구 대흥동 마포태영도 전용 59.4㎡가 2월 9억2500만원까지 올라갔던 거래가가 지난달 기준 8억9400만원으로 내려갔다.
강북구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9억원이 넘는 매물 중 시세 폭등 가능성이 낮은 아파트를 소유한 집주인들이 6월 재산세 납부일 이전에 원활한 거래를 진행하기 위한 가격을 내리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렇게 하면 현금이 부족한 매수자도 주택 구입이 훨씬 수월해져 매매계약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9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매물들은 9억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억대에 가깝게 매매가가 치솟기도 한다. 서울에서 9억원 미만의 아파트는 희소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9억원 까지는 규제가 덜하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도 괜찮다는 인식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성북구 석관동 석관래미안은 전용면적 114.97㎡가 지난달 8억9990만원에 거래됐다. 2월까지만 해도 8억원에 거래되던 단지지만 약 두 달만에 1억원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10만원의 근소한 차이로 9억원이 넘지 않는 주택이 됐기 때문에 LTV 혜택이 늘어나고 세금과 중개보수도 적어졌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센트레빌도 84.87㎡가 8억5000만원에서 8억9000만원으로 매매가가 상승했다. 은평구 불광동 불광롯데캐슬도 전용 84.99㎡가 8억6500만원에서 8억9000만원으로 오른 채 거래됐다.
성북구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매도자와 매수자가 각각 양도세와 취득세는 물론 중개보수를 줄이기 위해 거래 과정에서 가격 조정을 협의하기도 한다"며 "모든 매물들이 9억원 이하에 맞춰서 가격이 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가격이 크게 오를 거라는 기대감이 적어서 빨리 집을 처분하고 싶은 경우에 9억원 미만으로 매매가를 떨어뜨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