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의 눈] 코로나 위기에도 현실감 없는 민주노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7.28 10:46

김민준 산업부 팀장.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주한외국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노사관계 인식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노사관계가 외국인투자유치에 부정적(54.3%)이라는 응답이 긍정적(16.7%) 응답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주한외국기업들은 한국의 노사협력 경쟁력을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독일은 118.2, 미국은 115.8, 일본은 107.7, 중국은 91.1로 평가해 주요 제조업 경쟁국 가운데 중국을 제외한 3개국 모두 노사협력 부문에서 한국보다 앞선다고 생각했다. 이들 주한외국기업들은 한국 노동조합이 개선해야 할 관행으로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투쟁적 노조활동(46.4%), 상급 노동단체와 연계한 정치적 파업(30.4%), 무노동·무임금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파업(10.9%), 노조의 불법행동 용인(8.7%) 등을 지적했다.

다만 주한외국기업들은 한국의 노사관계가 개선될 경우 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의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고, 고용 대란이 눈앞에 펼쳐지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노사관계만 개선되면 외국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국내 최대 노동단체인 민주노총이 노사정대표자회의가 내놓은 잠정 합의안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들려 안타깝기만 하다.

노사정대표자회의는 지난 5월 노동자, 기업, 정부 대표자들이 함께 모여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자고 출범했다. 노사정대표자회의는 40여일간의 논의 끝에 노사가 고용유지에 함께 협력하고 정부는 전 국민고용보험 도입, 국민취업 지원제도 시행 등 사회안전망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로드맵을 연내에 만든다는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기업이 노동자를 해고할 수 없는 ‘해고금지’ 조항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잠정 합의안을 거부했다.

코로나19 경제 위기에도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없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노동자가 일을 하려면 일할 수 있는 터전인 기업이 있어야 한다. 민주노총의 현실인식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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