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생산성 높이는 지름길, 근로자 '休'에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8.09 12:30

우재원 재원 노동법률사무소 공인노무사


소수 상류층만의 전유물이던 자동차를 대중화한 인물은 ‘자동차의 왕’이라 불리 우는 헨리 포드이다. 발명왕 에디슨의 친구이기도 했던 그는 세계 최초로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분업과 대량생산 방식을 도입하여 부자들의 장난감이던 자동차를 대중의 생필품으로 바꾸어 놓았다.

느린 마차를 타고 오느라 어머님의 임종을 보지 못해서 자동차에 관심을 가졌다는 헨리 포드는 여느 성공한 사업가들과 마찬가지로 역시 지독한 일벌레지만, 의외로 휴식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명언을 남겼다. ‘휴식은 게으름도, 멈춤도 아니다. 휴식을 모르는 사람은 브레이크가 없는 자동차 같아서 위험하기 짝이 없다’.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일상중의 짧은 휴식도 좋지만, 휴가를 얻어서 여유 있는 휴식을 하는 것은 더욱 좋다. 특히 더운 여름은 휴가가 꼭 필요한 계절이며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여름에 휴가를 보낸다. 휴가를 뜻하는 영어인 베케이션(vacation) 보다 더 익숙한 바캉스(vacance)는 프랑스어다. 라틴어 바카티오(vacatio)에서 유래했으며 ‘무언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비우는 것’이라는 뜻이다. 아마도 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몸과 마음을 가볍게 비우라는 의미일 것이다. 의미대로만 받아들인다면 굳이 해외여행이나 국내관광을 할 필요 없이 집에서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하게 쉬는 것이 최고의 바캉스 이지만 현실은 다르다.

연차휴가를 아직도 제대로 사용 할 수 없는 회사도 있고, 사용한다고 해도 연속해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일반적인 한국의 기업문화이다. 연속해서 며칠간 쉴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여름휴가는 그냥 집에서 쉬기엔 너무나 아까운 시간들이고, 보통 7월 말과 8월 초에 휴가가 집중돼 있다 보니 피서지의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꼭 여름이 아니라도 원하는 시기에 연속해서 쉴 수 있도록 기업문화를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아직 실현되기 어렵다. 대신 휴가비라도 회사에서 많이 지원해준다면 근로자들의 부담이라도 덜 할 텐데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그마저도 크게 기대하기가 어렵다.

정부는 이런 부분들을 보완하고자 근로자들의 휴가비를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바로 ‘근로자 휴가비 지원사업’이다. 직장 내 자유로운 휴가문화 조성과 국내여행 활성화를 위해 2018년부터 도입된 이 사업은 근로자가 20만원을 부담하면 기업이 10만원, 정부가 10만원을 함께 지원한다. 총 40만 원을 적립금 형식으로 모으고 휴가 시 경비로 사용하면 된다. 다만 정해진 인터넷 사이트에서 국내여행 관련 상품만 이용할 수 있다. 2020년 사업의 경우는 1월 30일부터 시작됐고 총 12 만 명 모집완료시까지 계속 진행된다. 올해 적립된 포인트는 2021년 2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근로자에게 휴가비를 지급해야하는 부담이 있으나, 참여증서를 발급받아서 각종 정부인증 및 여러 지원 사업에서 가점 및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우수 참여기업은 정부포상 및 기업홍보의 기회도 주어진다. 사업 참여는 기업이 신청해야 하며 신청서와 중소기업 확인서등을 제출하면 된다. 근로자의 고용형태나 소득수준 등의 참여조건은 없지만 임원이나 전문직 근로자는 제외된다. 휴가의 중요성을 알고 근로자의 사기진작을 원하는 기업은 이런 제도를 적극 활용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마무리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 흔히 비유하는 축구처럼, 전반전을 아무리 열심히 잘해도 후반전을 망쳐서 패배하면 결과적으로 전반전은 아무 의미가 없다. 당신이 2020년 전반전을 열심히 달렸다면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재충전을 해서 후반전을 더 열심히 뛸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기업은 근로자의 충분한 휴식을 위해서 좀 더 신경 쓰는 것이 생산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열심히 일한 당신 쉬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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