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용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집값 오른다는 거 아녜요?"

권혁기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8.11 15:40

공원뷰 가능 아파트 단지 최근 1억~2억원 상승

▲삼각지역 인근에 위치한 용산파크자이아파트(오른쪽)가 보인다. 용산파크자이아파트는 매매가 16억원, 전세 8억원에 형성돼 있지만 물건이 없는 상황이다. /권혁기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권혁기 기자] "8·4 부동산 대책 발표 후에 여기 인근 집값이 1억~2억원은 상승했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도 됐는데, 정부에서 콕 집어 집값 오른다고 알려준 거 아닌가요?"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삼각지역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의 말이다.

11일 오전 방문한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집값이 오르고 있다"며 "지금은 매매나 전세 물건도 없는 상황이다. 워낙 교통편이 좋으니까 도심에서 일하는 신혼부부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는데 경쟁이 치열하다"고 귀띔했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서정협 서울특별시장 권한대행 등은 지난 4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합동브리핑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공급 대책 중 하나로 용산 캠프킴 부지를 신규 택지로 3100호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철도(코레일)가 보유하고 있는 용산역 정비창 부지 51만㎡도 개발해 기존 8000호에서 2000호를 늘려 1만호를 공급한다고 덧붙였다.

캠프킴은 아직 환경조사가 진행 중인 곳으로 이미 미군이 이전해 양국간 환경 문제 협상만 마무리되면 조기반환이 가능하다. 국방부 등 정부는 올해 안에 반환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A공인중개사 대표는 "용산 미군 부지 개발 얘기는 매년 빠지지 않고 나왔지만 실제로 개발에 들어가야 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캠프킴과 정비창 개발 호재도 있지만 용산공원 개방이 오히려 집값 오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국가공원으로 지정되는 용산공원은 총 291만㎡로 조성될 예정이다. 지난달 용산공원부지 내 위치한 미군 장교숙소가 처음으로 민간에 개방됐다. 용산공원이 개방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공원과 가깝고, ‘공원뷰’가 가능한 아파트들의 가격이 급등했다.

실제 ‘벽산메가트리움’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전인 지난 5월 109㎡가 12억원 정도에 거래됐지만 이날 기준으로 고층은 14억원, 저층은 13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몇 달 새 1억∼2억원이 올랐다. ‘용산파크자이’ 아파트 123㎡는 매매가격은 16억원, 전세가격은 8억원으로 확인된다. 온라인 상에서는 매물이 나와있지만 현재는 매물이 거둬진 상황으로 물건이 없다는 전언이다. 용산공원과 조금 거리가 있는 ‘용산e편한세상’ 아파트는 82㎡가 14억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전월세 매물은 임대차법의 영향으로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용산 B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결혼 날짜를 잡고도 전세 물건이 없어 집을 구하는데 애를 먹는 신혼부부들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50만~260만원짜리라도 들어가겠다고 하더라"면서 "하지만 월세마저도 하나 나오면 10개 팀이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개발 기대감에 삼각지역 인근 상가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용산 C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발표대로 개발이 되면 용산 전체 가구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삼각지역 주변으로 상인들도 들어오고 싶어한다"며 "용산 정비창 캠프킴 입주가 시작되면 유동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에 상가 건물도 나오는 족족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용산구 주민들은 용산정비창 1만가구 공급대책 등이 기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실제 주택 공급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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