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기업에 손 내미는 은행들…뒤바뀐 '주도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9.22 16:45

신한은행, 토스 내맞대 참여…핀테크 기업 대출비교 첫 입점
과거 지방은행 참여하다 최근 시중은행들도 줄줄이 참여
핀테크기업 영향력 커지자 대형은행 협력 확대

▲토스의 내게 맞는 대출 찾기.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은행과 핀테크 기업간 주도권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정통 은행들이 독자적으로 은행 산업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핀테크 기업과 손을 잡지 않으면 뒤처지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앞서 지방은행들이 토스 등 핀테크 기업과 협업을 강화하던 추세였는데, 최근에는 시중 대형은행들이 핀테크 기업에 손을 내밀며 허리를 굽히는 모양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의 내게 맞는 대출 찾기 서비스에 입점했다.

이 서비스는 토스 앱에서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면, 1금융권을 비롯해 금융회사 신용대출 등 대출 상품 금리와 한도를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핀테크 업체에서는 유사한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고 있는데, 토스가 가장 많은 제휴 금융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 입점으로 1금융권 10곳을 비롯해 금융회사 25곳의 총 31개 대출 상품을 토스 앱에서 비교할 수 있다.

신한은행이 핀테크사 대출 비교 서비스에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신한금융지주가 토스와 함께 제 3의 인터넷전문은행을 추진하다 불발된 적이 있다는 점에서 재결합을 이룬 이번 협력은 더욱 시선을 끈다.

은행권에서는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이 등장하면서 핀테크 기업이 주목받고 있고, 금융소비자들의 금융서비스 이용 방법이 바뀌면서 시중은행들이 그동안 제공하던 서비스만 고집하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최근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이 핀테크 기업과 협업"이라며 "대형 은행의 경우 기존에는 자신들의 자사 앱에 서비스를 집약해 제공하려고 했는데, 이제 소비자들이 핀테크 기업 앱을 많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과 같은 방법을 고수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들 보다 먼저 핀테크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업을 맺었다. BNK경남은행은 토스, 핀다, 핀크, 브로콜리, 시럽, 뱅크샐러드 등 다양한 곳과 일찌감치 제휴를 맺고 대출비교 서비스 등에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광주은행을 비롯한 BNK부산은행, DGB대구은행도 토스, 핀크 등과 협력에 나서고 있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들과 달리 지방은행의 모바일 앱 기술력이나 경쟁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핀테크 기업과 제휴를 맺으면 자체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비용도 줄이면서도 마케팅 효과는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이같은 분위기가 대형 시중은행으로 확대되면서 은행과 핀테크 기업 간 협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신한은행과 토스의 협업에 앞서 우리은행도 뱅크샐러드, 토스 등과 손을 잡았고, 하나은행도 토스에 이어 지난달 핀크에 대출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Sh수협은행도 핀테크 기업과 제휴를 맺는 데 적극적이다. 앞으로 마이데이터 시장이 본격화하면 은행 산업 경쟁이 핀테크 기업으로 확장돼 은행과 핀테크 기업간 공생과 경쟁의 관계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시중은행들이 핀테크 기업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바뀌고 있다"며 "핀테크 기업과 손을 잡기 위해 대형 은행들이 뛰어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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