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탈탄소, 원자재 투자가 관건..."1조 달러 이상 필요"

박성준 기자 2020-10-22 14:20:07

▲호주 필바라 필간구라 리튬광산(사진=포스코)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전 세계가 산업구조의 탈(脫)탄소 실현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이에 따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향후 15년간 주요 원자재에 1조 달러(약 1132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는 22일 보고서에서 이같이 예측했다. 보고서는 에너지전환에 대한 핵심 원자재로 알루미늄, 코발트, 구리, 니켈과 리튬 등을 꼽았다.

리튬, 코발트 니켈과 알루미늄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 거론되고 있으며 구리의 주요 활용처는 전기차용 전선이 꼽힌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전기차 생산을 위해 투입되는 구리가 일반 자동차에 비해 약 4배 많다. 알루미늄은 또한 전기차 경량화의 핵심 소재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LS전선은 지난달부터 전기차용 알루미늄 전선의 양산을 시작했다.

구리는 또 친환경 발전산업에도 필수 소재로 쓰인다. 통상 1메가와트(MW)의 화력발전 설비를 만들기 위해 1∼2kg의 구리가 소요되지만 태양광의 경우 최대 4.5배 늘어난다. 풍력발전의 구리 집약도는 훨씬 더 높은데 육상풍력과 해상풍력에 요구되는 구리는 1MW 당 각각 5kg, 15kg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탈탄소 사회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구리 등 핵심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점쳐진다.

우드맥킨지는 세계 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마련된 경기부양책으로 에너지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광물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앞으로 15년 동안 요구되는 1조 달러는 지난 15년 동안 해당 산업에 투입됐던 금액의 2배다.

우드맥킨지의 줄리안 케틀 금속광물 부회장은 "에너지전환의 속도와 규모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이견이 엇갈리지만 실현을 위한 원자재의 중요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즉, 에너지전환의 시작과 끝은 광물이다. 저탄소나 배출없는 에너지를 생산, 전달, 저장하기 위해선 알루미늄, 코발트, 구리, 니켈과 리튬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케틀 부회장은 또 현재 대부분의 원자재에 대한 펀더멘털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원자재 가격 회복의 길이 확실하다고 확신하지 않기 때문에 원자재 시장과 산업이 아직까지도 탄력을 받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에너지전환과 관련된 원자재 가격은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현재 리튬 가격은 3년래 최고가 대비 77.4% 가량 폭락했고 코발트, 알루미늄, 니켈 가격 하락율 또한 각각 63.3%, 28.3%, 12.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구리 가격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1분기에 고점에서 36% 정도 빠졌지만 수요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1분기 이후 강한 경기회복세를 보이자 낙폭이 4.1%로 좁혀졌다.

즉 원자재 채굴 및 정제 산업에 대한 투자보다 배당주 또는 금과 같은 인기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게 더 큰 수익률을 안겨준다는 점이 원자재 공급 확보를 위한 투자결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다. 금 가격의 경우 지난 3년 동안 약 50% 가량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틀 부회장은 원자재에 대한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녹색에너지로 기반된 산업은 코앞에 있어 투자 포트폴리오의 최적화는 이제 모든 이사회에서 핵심 의제로 떠오를 것"이라며 "티핑포인트가 임박한 느낌이다"고 주장했다. 현재 원자재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시황이 언젠가 개선될 수 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그러면서 케틀 부회장은 "광물 생산업체들이 소비자의 가장 기본적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면 공급망에서 혁신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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