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D-day' LG화학 배터리 분사 할까…주가는 '긍정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0.29 16:13

▲LG화학.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LG화학의 전지(배터리)사업 물적분할을 위한 주주총회가 임박하면서 향후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예상과 달리 물적분할에 반대 의견을 제시하면서 주총 통과 여부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은 전 거래일보다 1.4%(9000원) 오른 65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은 7월 30일 53만원에서 9월 3일 76만8000원으로 한 달여만에 30% 급등했다. 그러나 미 수소차 제조업체 니콜라의 사기 논란과 배터리 분사 우려감이 더해지면서 9월 24일 61만원대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이후 LG화학은 이달 초 물적분할에 반발한 주주들을 달래는 차원에서 향후 3년간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원 이상의 현금 배당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는 등 주주친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물적분할 발표 이후 60만원대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화학은 이날 임시주총에서 자동차·소형·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를 만드는 전지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가칭)으로 설립하는 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기준 LG화학 지분 10.2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배터리 부문 물적분할 계획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주총 통과 여부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LG화학의 최대주주인 LG는 6월 말 기준 지분 30.06%를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자 및 개인 등은 각각 38.78%, 20% 씩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이번 반대 결정은 예상치 못한 결정이다. 당초 국민연금은 이번 물적분할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연금의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연구원을 비롯해 대부분의 의결권 자문사들이 분할에 찬성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다만 서스틴베스트는 회사가 택한 물적분할 후 기업공개 방식은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며 반대를 권고했는데, 국민연금도 이에 동의하며 반대를 결정했다. 국민연금 측은 "분할계획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지분가치 희석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안건은 출석 주주의 3분의 2, 발생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최대주주인 LG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0%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국민연금의 반대 의사로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이 앞으로 실적 기대감이 큰 만큼 주가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내년 전지 부문 매출액이 18조원을 기록하고 영업마진도 5%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주주가치 측면에서 영향이 큰 전지 부문 영업이익도 예상과 다르게 개선됐다는 점과, 현재 전지시장에서 LG화학의 독보적인 시장점유율, 수익성을 주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배터리 분사가 이뤄질 경우 기업 가치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단기조정은 이뤄질 수 밖에 없다고 봤다. LG화학의 주가가 상승한 것은 배터리 산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는데, 분사가 결정될 경우 LG화학 주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현재까진 배터리 분사 원안 통과 가능성은 높아 단기적 주가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앞으로 LG화학의 주가는 내년 화학사업 이익과 전기차 화재 불확실성, 분할 이후 생명과학과 첨단소재의 성장성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내년에도 기업가치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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